"단 5명 선발에 절망감뿐"…광주교대 학생들 '멘붕'(종합)

입력 2017-08-04 18:06
수정 2017-08-04 18:07
"단 5명 선발에 절망감뿐"…광주교대 학생들 '멘붕'(종합)

2014년 합격자 32명 사상 최초 임용 취소 사태 우려도

학교 측 총장협의회 통해 정부에 교원 수급 근본 대책 요구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지금까지 달려온 목표가 사라진 것 같아 절망감만 들 뿐입니다."

광주시교육청이 내년도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을 겨우 5명으로 발표하자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광주교육대학교 재학생들이 절망감에 빠졌다.

학생들은 교육부의 교원 수급정책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광주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측도 총장협의회를 통해 교원 수급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건의하기로 했다.

특히 2014년 임용고시 합격자들은 올해로 임용 명부 유효 기간 3년이 지나 사상 최초로 임용 취소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공립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사전 예고에서 초등교사는 단 5명에 그쳤다.





이는 교육부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광주지역 초등학교 교사 정원을 4천831명에서 4천807명으로 24명 줄인 데 따른 것이다.

광주지역 공립 초등교사 채용 인원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소식에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광주교대 학생들은 절망감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광주교대 정모(23)씨는 "일단 절망감이라는 단어 이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며 "정부가 저출산을 이유로 인원을 줄이는 등 교원 수급정책에 실패한 책임을 수험생들에게 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광주에서는 초등교사 정원이 2014년 59명이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4년에 300명을 모집했던 인원은 2015년 125명으로 반 토막 난 뒤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20명으로 줄었고, 올해 20명에 이어 내년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특히 현재 광주 초등교사 임용 대기자가 76명에 달해 지난해 합격자들은 단 한 명도 임용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2014년 임용시험에 합격한 임용 대기자는 32명(군입대 등 유예자 제외)으로 이들의 임용 명부 유효 기간은 3년으로 올해가 만료되는 시기다.

이들은 늦어도 2018년 3월 1일 이전에 일선 학교로 발령받지 못하면 임용이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매년 광주교대에서 300명이 넘는 인원이 졸업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교대 출신들은 바늘구멍인 이 지역을 피해 상대적으로 선발 인원이 많은 전남이나 경기지역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광주교대 총학생회는 이날 광주시교육청을 방문해 교원 수급정책 실패에 대해 항의하고 임용 적체 등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 교육대학생연합 의장이기도 한 박정은 광주교대 총학생회장은 "몇 년 전부터 선발 인원이 줄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는 예상을 못 했다"며 "광주교대 졸업생 절반 이상이 서울 경기 등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임용적체 등에 대한 시교육청의 대응방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박재성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은 "현재 3년째 임용 대기 중이어서 자격 취소 위기에 놓인 32명에 대해 기간 안에 임용될 수 있도록 책임을 지고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정책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1실 2 교사제' 도입 등 정책적 방안을 교육부에 요구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교대 측도 특수목적 대학으로 오로지 교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만을 받은 학생들이 교사 이외에 다른 갈 길이 없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필환 광주교대 학생지원처장은 "그동안 일반 국민은 교대만 가면 임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갈수록 정원이 줄어 충격적이고 착잡하다"며 "이번 사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져야 하는 정부의 교원 수급정책이 실패한 것이어서 총장협의회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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