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각서 내건 '경제 최우선' 잘 될까…재원 마련 '장벽'
벌써 회의론 고개…구호에 그칠 수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위기 돌파용' 개각과 함께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민심 수습에 나섰으나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 조달 문제로 인해 자칫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저녁 개각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자신이 일생의 과업이라고 강조해온 개헌 일정을 묻는 말에 "지금은 경제를 살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다.
사학 스캔들로 내각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한 아베 총리로선 민심을 얻기 위해 경기 부양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우선 사람에 투자하는 '사람 만들기 혁명'을 내걸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행하기에는 거액의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임기응변적 경제·재정 운영으로는 계속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4일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올리는 경제의 선순환을 더욱 가속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고 자신했다.
아베 총리는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며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정조회장을 요직인 경제재생담당상 겸 사람만들기혁명 담당상으로 임명했다.
'사람 만들기'는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아베 총리가 지난 6월 내건 인재투자 정책이라 할 수 있다.
1인당 생산성을 높여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으로, 교육 무상화, 보육시설 입소 희망 대기아동 감소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0~5세 아동교육과 보육 비용을 무상으로 하려면 연간 1조2천억엔(약 10조7천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 무상화와 관련해선 '어린이 보험' 도입이나 증세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선 자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기아동 문제도 해결이 만만치 않다. 아베 총리는 당초 2017년도 말까지 대기아동 '제로'(0)를 실현하겠다고 했지만, 시설부족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그 시기를 2020년까지로 이미 늦춘 바 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로 기업 실적은 회복했지만, 임금 인상이나 국내 설비투자는 그다지 진전된 상황은 아니어서 정책 본래 목적인 경제 선순환과 디플레이션 탈피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의 경제 최우선 정책은 민심을 얻기 위한 구호 차원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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