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범죄 줄어 교도소 남아돌자 난민임시거처로 활용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범죄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수감자가 줄어들면서 남아도는 교도소로 고민하던 네덜란드 정부가 텅 빈 교도소를 망명신청을 한 난민들의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미 교도소가 계속 남아돌자 벨기에와 노르웨이에 교도소 시설을 임대, 두 나라의 범법자들을 수감하도록 했다.
또 일부 교도소는 호텔로 완전히 개조해 사용하도록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난민들이 유럽으로 계속 몰려와서 네덜란드에 망명을 신청,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한계에 이르자 남아도는 교도소를 망명신청자들의 임시거처로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네덜란드 이민귀화청에 따르면 유럽으로 몰려든 난민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2015년 네덜란드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이 5만8천900명에 달했다. 이후 난민이 줄어들어 2016년엔 3만1천600명이 망명을 신청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난민들이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 정부는 난민들의 임시거처를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아왔고, 남아도는 교도소를 난민들의 임시 거처로 사용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시 남동쪽에 있는 베일머바예스 교도소 단지에는 현재 6개 타워 가운데 4개 타워가 난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로 전환돼 현재 600명이 머물고 있다. 이곳 이외에도 네덜란드에 있는 몇몇 교도소가 네덜란드에 망명신청을 한 난민센터로 용도가 변경됐다.
베일머바예스에 임시로 머무는 600명의 난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에리트레아 등의 나라에서 대부분 전쟁과 차별, 가난을 피해 온 사람들로 대부분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이미 네덜란드에 머물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주거지를 정하지 못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네덜란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탈출한 뒤 다른 임시거처를 거쳐 베일머바예스에 온 자파르 샤힐은 "나는 교도소에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서 "그 반대다. 나는 몇몇 나라에서 온 새 친구도 사귀었고, 우리를 방문하는 많은 네덜란드인도 만난다. 그들 집에 초대받기도 했으며 그들은 우리가 네덜란드 문화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