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국 외교수장 주말 마닐라 집결…뜨거운 ARF 외교전

입력 2017-08-04 12:30
수정 2017-08-04 19:56
6자회담국 외교수장 주말 마닐라 집결…뜨거운 ARF 외교전

北·美, 핵·ICBM 놓고 충돌 예상…강경화-리용호 '만남'도 관심



(마닐라=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 이번 주말 집결,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등 6개국 외교 수장들은 6일까지 잇따라 마닐라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들은 7일로 예정된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각종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특히 이번 회의 기간에는 북한이 지난달 실시한 두 차례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 발사 및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 문제를 놓고 북한과 미국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미국은 북한의 ARF 회원 자격 정지를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최대의 대북 압박에 나설 전망이며, 북한은 소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무기와 ICBM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ARF를 통해 다자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강경화 장관도 5일 출국, 미국·중국·일본 등 약 15개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를 비롯한 관심사를 논의한다.

강 장관은 북한의 'ICBM급 도발'에 대한 강한 압박에 동참하면서도 포괄적 한반도 평화 구축 비전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베를린 구상'의 동력이 꺼지지 않도록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3국은 북한 문제 논의를 위한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 기간 강경화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 남북 외교수장 만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잇단 ICBM급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 강화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정식 양자 회담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조우'는 이뤄질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만일 두 사람간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진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남북 고위당국자 간 접촉이 된다.

한편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러시아와 마닐라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문제를 포함한 북한 문제에 대한 조율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도 주목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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