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질서 저해 vs 동의 필요…공로연수 갈등에 공무원간 몸싸움
대구시 5급 공무원 공로연수 거부해 노조 등과 1달 가까이 마찰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퇴임을 앞둔 공무원을 상대로 관행적으로 하는 공로연수를 두고 대구시 간부 공무원과 노조가 갈등을 빚다가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였다.
시는 지난달 10일 하반기 인사를 하며 퇴임 1년을 앞둔 5급 공무원 16명 가운데 15명을 공로연수자로 발령했다.
그러나 공로연수 조건에 해당하는 A 팀장(5급)은 인사 명단에서 제외했다. 본인이 공로연수를 반대하며 동의서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기존 보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로연수는 정년퇴직을 6개월∼1년 남겨둔 공무원이 퇴임 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출근을 면제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 근무한 직원에게 보상 차원에서 실시한다.
조직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대상자는 공로연수 동안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나 보수는 직책 수당 등 일부를 빼고 받는다.
A 팀장은 "1년 동안 일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 공로연수 대신 남은 기간 열심히 일하겠다"며 "당사자 동의 없이 떠밀리듯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 결정을 두고 시 내부에서는 "인사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등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구시 및 8개 구·군 공무원 단체인 새공무원노동조합은 논평을 내고 "인사방침 무시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공무원은 최근까지 노조 내부게시판 등에 A 팀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대구경실련과 대구여성회는 "공무원이 공로연수 대신 정년퇴직 때까지 현직에서 근무하는 것은 본인과 시민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 공로연수 강요와 인권침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지난 2일에는 시청 10층 체력단련실에서 A 팀장과 새공무원노조 간부가 만나 언쟁을 벌이며 크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노조 간부는 팔이 긁히는 상처를 입어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다음 날(3일) 병가를 내고 정신과 진료도 받았다.
노조 간부는 "A 팀장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언급하며 '죽고 싶냐'고 협박했다"며 "갑자기 가슴으로 밀치고 들어와 체력단련실에서 나오려는데 막무가내로 붙잡아 팔 등이 긁혔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경찰에 A씨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A 팀장은 "여러 게시판에 나를 힐난하는 글이 올라와 자제를 부탁하려고 노조 간부를 만났다"며 "폭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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