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서 실종된 美 수병찾기에 中 촉각 곤두세우는 이유
누리꾼 "日 루거우차오 사변 연상"…中매체 "수색 구실 안보위협 안돼"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작전 수행 도중 실종된 수병을 찾기 위해 대규모 수색에 나서자 중국 누리꾼과 매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중국 매체들은 지난 1일(현지시간) 남중국해를 항해하던 미군 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에서 수병 1명이 실종돼 미 해군이 함정과 항공기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펼치자 중국 누리꾼들이 "1937년 루거우차오(盧溝橋) 사변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루거우차오 사건은 1937년 7월 7일 베이징(北京) 교외에 주둔하던 일본 관동군이 행방불명된 병사 1명을 핑계로 인근 소도시 루거우차오를 공격, 점령한 사건으로, 이후 전면전으로 확대돼 중일전쟁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일 '지금은 1937년이 아니며 하이난(海南)도 루거우차오가 아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절대다수의 중국인은 미국이 평화를 위해 하이난(남중국해 일대)에 왔다고 믿지 않고 중국을 성가시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때문에 누군가 '하이난판 루거우차오 사변'이라고 경종을 울리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군이 실종 수병을 수색할 때 하이난에 대한 중국 주권과 권익을 손상해선 안되고 수색을 구실로 중국 안보에 위협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면서 "수색 시 중국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면 양측 군대의 정상적 경로를 통해 소통해야 하며 미국 측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의 불량전략 의도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심을 강화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또 "하이난 정세는 전체적으로 완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중-필리핀 우호관계가 회복됐고 중-베트남은 평화로 마찰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며 "현재 하이난 정세의 불확정성은 외국의 간섭에서 비롯되며 미국이 바로 불안의 근원"이라고 미국의 남중국해 전략을 비난했다.
이 매체는 "미 해군이 일본 관동군과 마찬가지로 급진적 장교를 내세워 미·중 관계를 대결구도로 이끌어 갈 거라는 누리꾼의 추측이 터무니없는 것으로 증명되고, 미군이 1937년 당시 일본군과 유사한 역할을 맡지 않기를 바란다"는 주문으로 사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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