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장착' 안영명, 무너진 한화 선발진의 빛

입력 2017-08-03 11:36
'투심 장착' 안영명, 무너진 한화 선발진의 빛

2일 NC전 투심만 87개…670일 만의 승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투심 패스트볼로 무장한 우완 안영명(33)이 한화 이글스 마운드에 힘을 실었다.

한화로서는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34)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가 부상과 부진에 빠지고 베테랑 배영수(36)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이탈한 상황이라 안영명의 호투가 더 반갑다.

안영명은 2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5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채겼다.

2015년 10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670일만에 거둔 승리다.

안영명의 부활 가능성을 확인한 게 더 큰 수확이다.

이날 안영명은 공 109개를 던졌다. 이중 투심이 87개(79.8%)였다. 포심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 좌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휘며 떨어지는 투심이 시속 144㎞∼133㎞의 구속 변화까지 일으키며 날아오자 후반기 타율 1위 NC 타선도 속수무책이었다. 공을 대부분 NC 타자의 배트 중심을 피해갔다. 빗맞은 타구가 연이어 나왔다.

자신감을 찾은 안영명은 지체하지 않고 빠른 템포로 투구하며 NC 타자들을 압박했다.

안영명은 2015년부터 투심을 던졌다. 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다.

주로 포심과 슬라이더를 던지며 간혹 투심을 섞는 수준이었다.

2016년 단 2경기만 뛰고 어깨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안영명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투심을 더 가다듬어 활용도를 키울 생각"이라고 했다.

시즌 초 고전하며 2군에서 재정비한 안영명은 7월 13일 1군으로 돌아온 뒤 한화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7월 이후 안영명은 투심 구사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7월 2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⅔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며 투심 효과까지 확인한 안영명은 2일 NC전에서 투심 구사율을 80% 수준까지 높였다.

이제 안영명에겐 확실한 무기가 생겼다. 다른 팀에 볼 배합이 읽히면 투심과 포심 비율을 재조정할 수도 있다.

투심을 완벽하게 장착한 덕에 안영명은 '다양한 선택'도 할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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