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이어 시드니대학서 중국학생 겨냥 인종차별 낙서 논란
나치 문양과 함께 반감 표현…중국 정부, 대책 촉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명문대인 시드니대학에서 이번 주 중국인 학생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낙서들이 발견됐다.
지난주에는 호주 2대 도시인 멜버른의 대학들에서 인종차별적 벽보가 등장해 중국인들과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부른 바 있다.
새 학기 시작일인 지난달 31일 시드니대학의 일부 남자 화장실 안 벽에는 "중국인을 죽여라"라는 문구와 함께 나치 문양을 그린 낙서가 등장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시드니대학 화장실에서는 2일에도 중국인과 함께 유대인과 흑인들을 비하하며 인종전쟁을 독려하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시드니대학 중국인 학생단체가 전했다.
낙서를 본 시드니대생 지알레 주는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멜버른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들었지만, 시드니대학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상상조차 못 했다"라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에 말했다.
시드니대학은 성명을 통해 "모든 학생은 학교 안에서 안전할 권리가 있고, 캠퍼스 주변의 인종차별적인 낙서나 포스터는 즉각 제거되고 있다"며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다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인민일보는 페이스북에 낙서 사진을 올렸으며, 중국 외교부의 루캉(陸慷) 대변인은 "호주 내 중국인 학생들의 안전과 존엄성, 합법적 권리, 이익은 구체적인 노력을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며 호주 당국의 적절한 대책을 요구했다.
지난주 멜버른의 모나시대학과 멜버른대학에서는 중국인 학생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인종차별적인 중국어 벽보가 붙은 바 있다.
당시 멜버른 벽보와 관련, 한 백인우월주의 단체는 자신들이 한 일이라며 호주 대학 내 중국인 학생들에게 항의하기 위한 것이고 주장했다.
호주에서 학비 전액을 내는 유학생은 모두 55만4천 명으로 중국과 인도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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