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은 전염된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2형(성인) 당뇨병은 광우병처럼 전염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의 클라우디오 소토 박사는 당뇨병은 췌장에서 만드는 단백질의 오접힘(misfolding)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잘못 접힌 단백질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소토 박사는 말했다.
우선 당뇨병은 베타 세포가 인슐린과 함께 분비하는 아밀로이드 폴리펩타이드 단백질(IAPP)이 잘못 접히면서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토 박사는 밝혔다.
당뇨병 환자의 80%는 췌장에서 IAPP 단백질이 축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잘못 접힌 IAPP 단백질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오접힘 단백질 프리온(prion)처럼 타인에게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저마다 최선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모양을 갖추게 된다. 이를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이라고 하며 단백질이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한 경우를 오접힘이라고 한다.
이처럼 단백질이 잘못 접히게 되면 서로 엉키면서 덩어리를 이루어 치매,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토 박사는 잘못 접힌 IAPP 단백질을 쥐의 췌장에 주입, 덩어리를 형성하게 했다. 그 후 몇 주 안 되어 이 쥐들은 베타 세포들이 줄어들면서 혈당이 상승했다.
그는 이어 건강한 사람에게서 채취해 시험관에서 배양한 베타 세포에 잘못 접힌 IAPP 단백질에 노출시켜 봤다. 그러자 IAPP 단백질이 엉키면서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했다.
이는 잘못 접힌 IAPP 단백질이 전염성이 있는 광우병,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 같은 프리온 질환과 유사한 방법으로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토 박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결과만 가지고 당뇨병이 전염이 가능한 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확인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만약 전염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2형 당뇨병 연구와 치료의 방향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록펠러대학이 발행하는 학술지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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