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도' 락까 탈환 후 통제권 놓고 4자 경합 구도
통제 주체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반군, 시리아정부 거론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상징적 수도인 락까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도시의 통제권을 놓고 시리아 각 세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락까 통제권을 쥐게 될 후보로 4개 세력이 거론된다.
미군 주도 락까 탈환작전의 지상군인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구성한 '락까 시민평의회'(RCC)의 움직임이 가장 앞섰다.
SDF와 마찬가지로 RCC도 쿠르드계와 아랍계로 구성됐다.
공동의장은 각각 아랍과 쿠르드를 대표하는 마무드 알보르산과 라일라 모하메드다.
모르산은 이 지역 아랍 왈다부족의 지도자이고, 모하메드는 시리아·터키 국경도시 탈아비아드 공동시장 출신이다.
왈다부족은 원래 락까주(州) 타브까 인근에 거주했으나 유프라테스댐 건설로 근거지가 수몰되면서 하사케주(州)로 단체 이주했다.
RCC는 락까 점령군을 배경으로 두고 있기에 강력한 집행력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 락까와 실질적인 관계가 없는 인사들로 급조된 조직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시리아반군에서도 2개 세력이 락까에 눈독을 들인다.
시리아반군의 정치조직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올해 5월, IS가 축출되는대로 락까에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SNC를 이끄는 인물은 사드 슈위시로, 선거로 뽑혔다.
SNC는 이 지역 아랍인들로 구성됐다는 게 강점이다.
카미실리 출신의 전 SNC 의장 아메드 자르바도 락까 지도자 후보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카이로에서 설립한 '시리아의 내일 운동'을 이끌고 있다.
앞서 자르바는 휘하 '시리아정예군'(SEF)으로 락까 전투에 참여할 의사를 나타냈다. 자르바 주장에 따르면 SEF에는 미군으로부터 훈련을 받은 아랍 대원이 3천명이나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자르바의 후원 세력으로 알려졌다.
SDF는 자르바 조직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IS 격퇴전 동맹인 SDF가 주도한 RCC에 기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락까는 아랍 다수 지역이기에 쿠르드계에 도시를 맡길 경우 정치적인 대립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터키는 쿠르드계가 락까를 통제할지 몰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IS 격퇴전에서 많은 피를 흘린 시리아 쿠르드계는 '로자바 자치구역', 즉 시리아 쿠르드자치구역 구상에 락까까지 포함시키고 싶어 한다.
올해 3월, 쿠르드계 정치세력 '민주동맹당'(PYD) 공동 의장인 살레 무슬림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락까를 로자바에 편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로자바 구상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연히 시리아정부도 자국 영토인 락까 통제권을 노리고 있다.
시리아군은 반군과 전선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둔 후 최근 락까주 남쪽 일부를 손에 넣었다.
분쟁해소 컨설팅업체인 국제위기그룹의 노아 본지 선임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이와 관련,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에 "시리아군이 락까에 진입할 것 같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본지 연구원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통제하는 다른 지역처럼 시리아정부는 공공서비스나 공무원 인건비를 쿠르드계로부터 징수하는 정도로만 통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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