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실태 세상에 알린 한일 십년지기…"우리는 동지"

입력 2017-08-02 17:56
강제징용 실태 세상에 알린 한일 십년지기…"우리는 동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문제를 다룬 영화 '군함도'가 최근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강제노역 문제를 그간 꾸준하게 세상에 알려온 한국인 사진작가와 일본인 활동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부산 금정구 회동동 복합문화공간 예술지구 피(P)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군함도-감춰진 진실'의 작가 이재갑(51) 씨와 10년간 그를 도운 일본인 활동가 기무라 히데토(73) 씨.

이 작가는 강제징용 실태를 사진으로 20년간 기록해 오며 관련 사진전을 열고 있다. 기무라 씨는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의 활동가다.

2일 오후 사진전 전시장을 찾은 이 작가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흔적을 찾아다닐 때마다 저를 도와준 동지"라며 기무라 씨를 소개했다.

이 작가가 2008년 낚시꾼으로 위장해 군함도 내부를 찍을 당시 기무라 씨는 함께 들어가 조명을 비춰주는 등 촬영을 도왔다.

그는 이번 사진전에서 군함도 사진과 함께 일본 나가사키(長崎) 평화자료관이 소장한 조선인 강제노역 실태 자료를 빌려 함께 전시하고 있다.

이 자료를 한국에 가져오는데도 기무라 씨의 도움이 컸다.

전시된 자료 중 군함도에서 사망한 한국인들에 대한 사고 원인과 병명 등이 기록된 명부도 있다.

이 명부에는 군함도 내에서 숨진 한국인들이 대부분 압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작가는 "하시마 탄광에 강제징용된 한국인 명부와 화장인허가증 등 더 많은 자료가 있지만 일본 우익단체에서 이 자료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개연성이 있어 전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맘을 전했다.

기무라 씨는 "나는 일본사람이지만 국가적 문제를 넘어 강제징용 당한 사람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해왔다"며 "이 실상을 한국인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전 '군함도-감춰진 진실'은 오는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 부산 남구 대연동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더 많은 자료를 선보일 예정이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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