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서 경찰·분리주의 시위대 유혈충돌…1명 사망

입력 2017-08-02 16:23
인도령 카슈미르서 경찰·분리주의 시위대 유혈충돌…1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분리주의 운동이 거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경찰이 이슬람 무장세력 체포작전에 반발하는 시위대에 발포, 1명이 숨지는 유혈충돌이 일어나 주변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경찰과 군은 전날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하크리포라 마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의 고위급 지도자 아부 두자나(27)와 그의 동료 아리프 렐라리 등 2명을 사살했다.

두자나는 카슈미르 지역 정치인 살해 등 여러차례 테러와 지역 청소년 선동 등 혐의로 150만 루피(2천640만원)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경찰과 군이 두자나가 은신한 집을 포위하고 공격하던 도중 주민들이 경찰의 주변지역 봉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경찰은 주민들을 향해서도 실탄과 공기총 산탄을 쏘며 제압에 나섰고 결국 시위에 참가한 피르두스 아메드 등 주민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이 지역에는 애초 인도의 통치를 거부하는 분리주의 성향의 주민들이 많은 데다 최근 인도 경찰의 잦은 LeT 진압 작전에 주민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LeT 지도자들을 도피시키려 했다며 진압에 문제가 없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반군 진압과 주민 시위가 지난해 카슈미르에서 100명 가까이 사망자를 낸 대규모 소요 사태의 초반 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카슈미르에서는 지난해 7월 이 지역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던 분리주의 반군 지도자 부르한 와니(당시 22세)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3개월 이상 인도 정부에 반대하는 분리주의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져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90여명이 숨지고 1만2천여명이 다친 바 있다.

힌두교 인구가 국민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29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이슬람 인구가 과반인 카슈미르는 194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부터 각자 이 지역의 완전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다퉜으며 전쟁 끝에 두 나라가 분할해서 통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1989년부터 카슈미르의 독립 또는 파키스탄으로 편입을 주장하는 10여개 분리주의 반군 단체가 활동, 인도 정부 측과 교전하면서 지금까지 7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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