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러시아 인연은 새 대통령 전용기까지 이어져
美공군, 파산 러시아 항공사 주문으로 제작된 보잉747-8을 할인 인수키로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와 얽히고설킨 인연은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까지 이어질 것 같다.
미 공군이 기존 대통령 전용기를 대체할 공군 1호기로 보잉 747-8 2대를 점찍고 보잉사와 가격 등에 관해 막판 협상 중인데, 이 항공기들은 본래 러시아 제2의 항공사였던 트란사에로의 주문에 따라 보잉이 제작을 완료하고 시험 비행까지 마친 것들로 알려졌다.
트란사에로는 2013년 4대를 주문했으나 2015년 파산했고, 트란사에로의 기존 항공기 대부분을 흡수한 아예로플로트도 15억 달러(1조6천900억 원)에 이르는 비용 때문에 인수를 거부했다.
이에 보잉은 2015년 이미 2대를 제작해 놓고도 처리하지 못한 채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 끝자락에 있는 거대한 폐기장에 퇴역한 다른 항공기들과 함께 보관한 채 새 주인을 찾고 있었다고 미국 방위업계 전문 매체 '디펜스 원'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모하비 사막의 고온 건조 기후는 항공기의 부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미 공군은 비행기 인수 가격을 밝히지 않았으나 보잉의 이런 처지 때문에 상당히 "좋은 거래"를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 트위터를 통해 보잉이 제작하려는 새 대통령 전용기 비용이 40억 달러나 되는 것은 너무 비싸다며 주문을 취소토록 지시했었다.
보잉은 747-8 한대의 희망 소비자가격을 3억8천680만 달러로 책정하지만, 실제 판매가는 여러 인수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미 공군은 보잉으로부터 이들 항공기를 넘겨받으면 2022년까지 대통령 전용기에 필요한 군사통신 시설을 설치하는 등 전면적인 개조를 거칠 예정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새 전용기를 탈 수 있지만, 단임에 그치면 그런 기회가 없게 된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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