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효시는 1609년 설립된 암스테르담은행"
한국은행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17세기 초 탄생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행을 중앙은행의 효시로 봐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일 발간한 '중앙은행 초기 발달과정에서 지급결제의 역할'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중앙은행의 시작을 1661년 유럽에서 최초로 은행권을 발행한 스톡홀름은행(스웨덴)이나 1694년 정부 대출을 위해 설립된 영란은행(영국)으로 보는 시각과 다르다.
보고서는 "1609년 설립된 암스테르담은행은 예금 수취와 결제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공개시장 운영, 독자적 화폐 발행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중앙은행의 효시"라고 평가했다.
암스테르담은행은 네덜란드가 유럽의 물류 및 금융중심지로 떠오른 시대적 배경에 맞춰 탄생했다.
15세기 콜럼버스의 신항로 개척 이후 무역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이동했고 16∼17세기 네덜란드는 유럽화물의 집산지 역할을 했다.
이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여러 국가의 주화가 유입되면서 화폐시스템에 혼란이 빚어졌다.
결국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화폐제도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지급결제업무에서 독점권을 갖는 암스테르담은행을 만들었다.
당시 암스테르담은행은 시중에 통용되던 모든 주화를 예치받고 상인, 민간 금융업자 등에게 계좌이체 방식의 결제서비스를 제공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 제도는 중세 이후 유럽의 근대적인 시장경제가 태동하는 과정에서 금융 및 지급결제 시스템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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