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서남대 폐교수순 공식화…법 개정해 비리사학 재산 환수(종합)

입력 2017-08-02 14:04
수정 2017-08-03 05:43
교육부, 서남대 폐교수순 공식화…법 개정해 비리사학 재산 환수(종합)

교육부, 서울시립대·삼육대 인수안 반려…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교육부가 설립자의 교비 횡령 등 재단비리로 재정 악화 등 갖은 위기를 겪어온 서남대의 폐교 수순을 공식화했다.

비리 사학재단이 폐교할 경우 청산한 재산을 옛 재단 관계자들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한다.

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삼육대)이 제출한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 계획서(인수안)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서남대에 대해 폐교 가능성을 포함해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2일 밝혔다.

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대는 서남대 의대 인수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인수안대로라면 서남대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비리재단 관계자를 경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육학원과 서남학원 옛 이사진(종전이사)은 서남학원 소속 한려대 매각대금과 종전이사의 재산으로 설립자 횡령액을 변제한 뒤, 의대를 포함한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삼육학원이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원 판례는 설립자의 횡령으로 발생한 교비 손실을 학교법인 또는 학교 정상화에 참여한 재정기여자가 보전하도록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려대는 개인이 아니라 학교법인의 재산인데 한려대 매각을 손실 보전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은 학교를 이용해 개인의 부를 축적한 적폐를 눈감고 인정해달라는 것"이라며 "종전이사가 출연하겠다는 재산 일부도 압류된 재산"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립대 역시 교육부가 종전이사 중심의 정상화를 승인하면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인수하고, 매매대금으로 종전이사들이 설립자 횡령액을 변제하는 안을 제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재정기여 없이 비리를 저지른 종전이사 측을 중심으로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전에 정상화 계획을 제출한 명지의료재단 등에 대해서도 횡령액 보전 방안이 부실해 인수안을 반려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설립자 횡령액 외에 체불임금 등 부채가 187억원에 달하는 데다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서남대에 대해 폐교 가능성을 포함한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폐교 가능성이 절대적이라는 게 교육계의 시각인데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 주께 향후 조치 계획을 발표한다.

교육부는 또 사립학교법을 고쳐 폐교된 학교의 재산을 비리재단 관계자들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행 사학법은 해산한 학교법인의 잔여재산을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하도록 규정한다.

서남학원 정관은 설립자가 같은 신경학원·서호학원이 잔여재산을 가져가도록 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학법은 청산인이 재산을 감정평가해 청산한 뒤 체불임금 등 채무를 정산하고 잔여재산을 정관이 정한 자에게 주도록 한다"며 "변제하지 못한 횡령액이 있으면 잔여재산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대 설립자인 이홍하 전 이사장은 서남대 등 대학 4곳의 교비 898억원과 자신이 설립해 운영한 건설회사 자금 105억원 등 1천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이 확정돼 복역중이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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