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공태양 실험 결과 미국 슈퍼컴퓨터로 본다
국가핵융합연구소 '대용량 초고속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 구축…시연 성공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형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실험 결과를 미국 슈퍼컴퓨터로 볼 수 있게 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미국 핵융합 연구기관과의 사이에 핵융합 공동연구를 위한 '대용량 초고속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를 구축, 시연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핵융합에너지 개발 연구는 땅 위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장치 안에서 초고온 플라즈마를 이용해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연구 분야다.
상용화하려면 초고온 플라즈마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데, 이 플라즈마 움직임과 상태를 관찰하고 진단하는 과정에서 대용량의 실험 데이터가 발생한다.
KSTAR 장치에서는 하루 실험에만 1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발생하며, 국제 공동으로 개발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운영되면 하루 90T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핵융합 기술 분야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같은 대용량 실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FNAL),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PPPL) 등 미국 핵융합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100기가비트(Gbps)급 고속 데이터망 환경을 구축했다.
데이터망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제공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을 이용했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에 적합한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의 적용도 끝냈다.
핵융합연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빅데이터 고속 전송 시연에서 미국 PPPL까지 7Gbps로 데이터 전송에 성공했다.
이번 시연에는 10Gbps 네트워크 대역폭이 사용됐으며, 이는 고화질 영화 한 편 분량의 3GB 데이터를 3초 안에 미국 핵융합 연구기관으로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이어 PPPL의 연구자는 원격으로 KSTAR의 빅데이터를 받아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물리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측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 한미 전체 구간에 대해 100Gbps 네트워크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지금보다 10배 빠른 전송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미국 연구자가 KSTAR 원격 실험에 참여하려면 데이터를 전송받아 분석하는데 수일에서 수십일 걸리는 등 실시간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오영국 KSTAR 연구센터 부센터장은 "KSTAR 장치 실험 결과에 미국 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한 물리 해석 소프트웨어를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한·미 핵융합 연구 협력을 통해 더 많은 핵융합 물리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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