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빅데이터로 해운대 피서객 수 정밀 집계한다"
면적당 인원 세는 '페르미 방식'보다 더욱 정밀하게 변경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마다 논란이 돼 온 부산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의 피서객 수가 올해부터 휴대전화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정밀하게 집계되고 있다.
SK텔레콤과 넥스엔정보기술은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와 통계청 등의 인구 통계를 조합해 피서객 수를 추정한 결과 금·토·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8∼30일 해운대·송정 해수욕장 피서객은 67만1천30명이었던 것으로 계산됐다고 2일 밝혔다.
작년까지 해수욕장 피서객 수 집계는 단위 면적당 인원을 세고 여기에 해수욕장의 넓이를 곱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경찰이 집회 참여 인원 수를 집계할 때도 마찬가지 방법이 쓰인다. 이는 어림셈 방식인 '페르미 산출법'의 일종으로, 특정 시각의 인원을 기반으로 해야 하고 유동인구를 따지기 어려운 등 정밀한 집계에는 무리가 있었다.
올해 여름부터 SK텔레콤과 넥스엔정보기술은 해운대 주변 이동통신 기지국 셀을 활용해 해운대 해수욕장을 50m × 50m 크기의 격자로 나누고 휴대전화의 갯수를 세고 있다.
이어 해운대 해수욕장 구역 내에 30분 이상 머무른 경우를 해수욕장 이용객으로 보고, 통신사별 시장점유율, 휴대전화 소지자가 전원을 꺼 놓는 비율, 연령대 등에 따른 휴대전화 미소지자 비율 등 요소를 감안해 전체 해수욕장 이용객 수를 산출했다. 기존의 페르미 방식 기반 집계와 비교하면 ±20% 안팎의 차이가 났다.
부산 해운대구는 해수욕장이 개장한 올해 6월 초부터 양사로부터 이런 추정치를 받아 집계와 피서객 대책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 해수욕장의 방문객 추정치 누계는 269만6천845명이다.
SK텔레콤 조사에 따르면 피서객들이 일단 해수욕장에 오면 평균 3시간을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기인 지난 달 28∼30일에 해운대 피서객들이 가장 많았던 시간대는 오후 7∼8시 사이였다. 오후 7시에는 평균 5만 7천767명이, 오후 8시에는 평균 5만 7천363명이 해운대에 머물렀다. 땡볕 아래에서 해수욕하기보다는 저녁에 바닷가 횟집 등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대별로는 성수기에는 40∼59세까지가 가장 많았다. 이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았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7월 비성수기(성수기인 28∼30일을 제외한 시기)에는 20∼39세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연령대에 따라 시간대별 행동 패턴이 다른 점도 데이터로 나타났다.
20대∼40대는 낮보다 밤에 해운대 주변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했다. 이들은 낮에는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해가 진 후에 해운대에 와서 더위를 식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60대나 10대는 해운대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한동안 계속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피서객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에 따라서도 행동 패턴이 달랐다.
서울·경기에서 온 피서객들은 오후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뒤 저녁 식사나 관광 등으로 외부로 나갔다가 밤이 되면 다시 해운대로 돌아오는 '투어형' 이동 패턴을 보였다.
이와 달리 경남·제주·세종에서 온 피서객들은 종일 해운대 주변 지역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 패턴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이런 방식의 인원 집계를 앞으로 실시간 교통 관리와 재해·재난 대처 등에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 올해 7월 28∼30일 해운대·송정 해수욕장 피서객 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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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수욕장 │송정 해수욕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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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8일(금) │ 11만 4천258명 │ 3만 3천14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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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9일(토) │ 18만 1천443명 │ 4만 3천898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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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0일(일) │ 22만 2천136명 │ 7만 6천152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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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계 │ 51만 7천837명 │15만 3천19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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