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고교 국영수·초등 영어 위주…"입시교육 팽배"

입력 2017-08-02 09:27
방과후 고교 국영수·초등 영어 위주…"입시교육 팽배"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교육청에 개선책 요구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 시내 각급 학교의 방과후 학교가 고교는 입시 위주, 사립 초등학교는 영어 위주 강좌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이 광주시교육청에 '2017년 광주광역시 관내 초·중·고교의 방과후 학교 현황'(2017.4.30. 교육통계 기준)을 받아 분석한 결과 고등학교의 경우 국·영·수 등 교과 관련 위주의 강좌로 방과후 학교를 운영했다.

67개 고등학교에서 개설한 5천678개 강좌 가운데 전체의 94.3%에 달하는 5천355개 강좌가 교과 관련 강좌였다.

특기·적성 관련 강좌는 5.7%인 323개에 그쳤다.

학벌없는사회는 '다양한 교육 제공'이라는 방과후 학교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대다수 현직 교원이 방과후 학교 강사로 활동하는 등 입시교육의 팽배함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광주시교육청이 마련한 '2017 광주광역시교육청 방과후 학교 운영 길라잡이'에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 희망에 의해 반편성이 되는 수준별 심화·보충 학습이 가능하다'는 지침을 마련해 방과후 학교가 입시교육을 부추기는 면죄부를 마련해 준 셈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국공립 초교는 특기·적성 관련 위주의 강좌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사립초교는 교과 관련 위주의 강좌 비중이 높았다.

특히 사립초교의 전체 강좌 중 영어 교과가 44.4%인 189개에 달해 영어 몰입교육이 날로 심각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벌없는사회는 2014년 정부가 공교육정상화촉진법 시행령을 통해 초등 1, 2학년 영어교육을 방과후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사립초교 방과후 학교의 영어 교과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광주시교육청에 현재 방과후 학교 운영이 지나친 교과 위주로 굴러가는 문제를 제기하고 교과과목 강좌 지양, 특기·적성 등 다양한 강좌 마련, 학습 선택권 보장 등 방과후 학교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벌없는사회 관계자는 "방과후 학교는 단순히 사교육비 경감이란 정책으로 단순히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양적 성과를 내기보다 우수사례 발굴과 특색사업 운영 등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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