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퇴치하랬더니 사람 잡은 전기울타리…순간 전압 1만2천V

입력 2017-08-02 14:22
수정 2017-08-02 14:56
멧돼지 퇴치하랬더니 사람 잡은 전기울타리…순간 전압 1만2천V

전남 영광군서 70대 농부 감전사망 추정 사고

전국적인 전기울타리 현황 및 설치 기준 준수 여부 점검 시급

(영광=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 울타리에 농부가 감전돼 숨지면서 전기 울타리 안전대책과 영농현장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전남 영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0분께 영광군 묘량면의 농경지 수로에서 임모(7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얼굴에는 전류흔이 남아있었고, 현장 주변에는 멧돼지나 고라니 등 작물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을 쫓기 위한 전기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었다.

전기 울타리는 220V 일반전원·태양전지·배터리 등 저전압으로 작동하는데 동물이 접촉하면 8천∼1만2천V에 달하는 고전압 전류가 증폭장치에서 흘러나온다.

야생동물을 막기 위한 전기 울타리 확산 추세와 비교하면 이에 따른 감전 사고가 흔한 사례는 아니다.

하지만 임씨는 수로에 발을 담근 채 맨살이 고압 전류에 노출되면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비슷한 사고를 막고자 2015년 전기 울타리 설치 기준을 공고했다.

사람이 쉽게 출입할 수 없는 곳에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고 전원차단기와 위험물 안내판 등 안전설비도 갖추도록 했다.

임씨가 사고를 당한 전기 울타리는 농가와 가깝고 사람이 오가는 길목 주변에 설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사고현장 전기 울타리의 설치규정 준수 등 원인 규명이 급선무지만, 이를 다루는 사람의 안전의식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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