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에 조종석 부서진 채 기적의 착륙… 우크라이나 기장에 훈장

입력 2017-08-01 17:31
우박에 조종석 부서진 채 기적의 착륙… 우크라이나 기장에 훈장

우크라 국적 아코포프 기장 "어려웠지만 승객 목숨 살렸다는 게 중요"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골프공만 한' 우박 폭풍우로 조종석이 부서진 채로 기적의 착륙에 성공한 우크라이나 조종사가 훈장을 받았다.

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정부는 터키항공 소속 우크라이나인 기장 올렉산드르 아코포프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아코포프 기장은 우박과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부는 폭풍우로 조종석 유리가 부서진 상태에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에 무사히 착륙해 승객 121명의 목숨을 지켰다.

아코포프 기장이 조종한 항공기는 키프로스행 에어버스 A320 기종으로, 지난달 27일 아타튀르크공항을 이륙한 지 10분만에 갑작스럽게 쏟아진 우박으로 조종성석 앞유리가 모두 부서졌다.

아코포프 기장은 아타튀르크공항으로부터 회항 허가를 받고 목숨을 건 착륙을 시도했다.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옆유리를 통해 활주로를 보며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이스탄불에는 여전히 강풍이 부는 상태였다.

착륙 후 찍은 사진 속 항공기는 조종석 부분이 심하게 부서진 모습으로, 당시 위험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아코포프 기장은 30년 경력의 베테랑 파일럿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기상 급변 상황이 장비에 탐지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힘들었지만, 중요한 건 사람들이 모두 살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코포프 기장에게 전화를 걸어 영웅적인 대처와 고도의 조종기술로 승객의 목숨을 살린 데 감사하고, '용기의 훈장'을 수여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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