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사 독식' 고위직 개방…탈검찰화 첫걸음

입력 2017-08-01 16:32
법무부 '검사 독식' 고위직 개방…탈검찰화 첫걸음

직제 개정령 공포…조만간 非검사 법무실장 임명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검사가 독점해온 법무부 고위 간부직이 일반직 공무원에 일부 개방된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검사만 보임하게 돼 있던 일부 실·국장 직위를 비(非) 검사 출신 공무원에 개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을 이날 공포했다. 효력은 이날 바로 발생하도록 했다.

개정령은 이전까지 검사만 임명할 수 있었던 기획조정실장, 법무실장, 범죄예방정책국장에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검찰 조직의 인사 및 예산 관리 등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은 검사만 보임하도록 한 이전 조항을 유지했다.

검사 출신이 아닌 인재들에게도 법무부 고위직 문호가 개방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인 '법무부 탈(脫)검찰화'가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가 지난달 2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법무실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직에 검사를 임명하지 않은 것도 탈검찰화 추진의 하나로 풀이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취임사에서 "법무부는 다양한 인적 구성원들이 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직제 개편이 완료된 만큼 복수 직제로 개편된 직위에 검찰 출신이 아닌 인사의 임명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법무실장으로는 과거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으로 판사 출신인 이용구(53·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개정령에는 창조행정담당관 직명의 '창조'를 '혁신'으로 바꿔 혁신행정담당관으로 바꾸는 내용도 담겼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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