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행정부지사가 독립영화 엑스트라로 출연한 이유는

입력 2017-08-01 16:29
경기도 행정부지사가 독립영화 엑스트라로 출연한 이유는

이재율 부지사 '커피 느와르' 출연…독립영화 지원 차원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한 카페에서 여러 손님이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즐기고 있다.

독립영화 '커피 느와르:블랙 브라운'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다 보면 창가에 안경을 쓴 한 중년 남성의 얼굴이 작게 보인다.

사전에 알고 관심 있게 보지 않는다면 누군지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스쳐 지나갈 만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다름 아닌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이다.

'커피 느와르'는 장현상 감독이 만들고 조수향·임호경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 독립영화로, 지난달 13∼23일 열린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카페 여사장이 갑작스러운 커피 금지법 시행에 맞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부지사는 이 영화 속 4장면에 스쳐 지나가듯 나온다. 최근 입대를 한 둘째 아들도 함께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휴일 2시간 넘게 촬영했지만, 무료 출연이었다.

이 부지사가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은 장 감독을 개인적으로 알기도 하지만, 작품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인 다양성 영화를 지원하는 경기도의 정책에 일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도는 2013년부터 다양성 영화 제작 및 상영은 물론 유통까지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G-시네마 사업'이다. 지금까지 공공시설 등을 통해 138편의 다양성 영화를 상영했다. 누적 관람객은 7만3천666명이다.

도는 올해 신설한 6곳을 포함해 현재 모두 26곳의 다양성 영화관을 설치, 운영 중이기도 하다.

올해로 9년째 DMZ다큐영화제를 개최하고 있고, 지난달 28∼29일에는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 옛 경기도지사 관사인 굿모닝 하우스에서 제1회 다양성 영화제를 열기도 했다.



도의 이같은 활발한 다양성 영화 지원은 '다양성 영화, 독립영화는 영화예술계의 자양분'이라고 생각하는 남경필 지사의 평소 생각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도 관계자는 소개했다.

남 지사는 불과 5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소규모 행사인데도 제1회 다양성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부지사는 1일 "독립영화, 예술영화 같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영화가 많아져야 관객들도 상상력의 자극을 받고 영화산업 기반도 강화될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이번에 어설프지만,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k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