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정부군에 살상 무기 공급 계획
대전차 미사일 등 러 지원 반군 겨냥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과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 탱크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을 공급할 계획을 마련하고 백악관의 승인을 모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관리들을 인용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미 군사 관리들과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공급할 무기들은 방어적인 것으로 분리주의 반군들에 탱크와 기타 첨단 무기들 및 군사고문단을 파견하고 있는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 반도를 병합하고 이어 동부 지역 러시아어 사용 반군들의 분리주의 운동을 지원하기 시작한 이래 분쟁의 확대를 우려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지원을 이른바 비(非)살상적 원조와 훈련에 한정해왔다.
미 의회의 대러시아 제재 결의와 러시아 측의 미 외교관 감축 요구 등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할 경우 쌍방 관계가 더욱 첨예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무기 공급안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려진 바 없으며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러시아 고위 대책회의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무기 공급 계획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으며 그의 입장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일부 관리들은 백악관이 수개월 내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국무부가 마련한 무기 공급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자벨린 미사일 등 대 탱크 무기와 대공 무기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반군 지역의 러시아제 기갑차량에 대처하기 위해 자벨린 미사일을 희망해 왔다.
자벨린 미사일과 발사대는 경량으로 2인 병사에 의해 운용되는 만큼 기동력이 뛰어나다.
미 국방부의 미셸 볼단자 대변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방어 무기를 공급하는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무기 공급 계획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동맹 지도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단거리 레이더와 야간투시용 고글 및 기타 장비 등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독일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무기 공급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영국과 캐나다, 폴란드 및 리투아니아 등은 군사지원 증가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미 관리들은 전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 반군 지원을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훈련하려는 서방의 노력을 비난해왔다. 러시아 관리들은 최근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경우 평화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무기 공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 비용을 높여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리들은 전망하고 있다.
푸틴이 분쟁 확대와 이에 따른 부담 증가를 우려해 우크라이나 개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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