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문화재 지정 '소반공방' 이전보존 요청
"상습침수지역 해결·주민 주거환경 개선 위해"
(통영=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통영시는 문화재로 지정 결정된 소반공방을 다른 곳으로 옮겨 보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1일 문화재청에 요청했다.
이 소반공방은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 보유자 추용호(67) 장인의 공방이다.
추 장인의 공방은 지난해 6월 통영시 도시계획도로 개설 예정지에 포함돼 철거될 예정이었다.
지난해 시는 철거 통보에 이어 추 장인의 집이자 작업실이 있는 공방의 물건을 옮긴 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자 추 장인은 공방 옆에 천막을 치고 노숙 농성을 벌이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는 추 장인 공방 등록문화재 지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위원들은 이 공방이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 때 민간 공방으로 원형이 남아 있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영시는 문화재청은 추 장인 공방의 현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했다며 지역 실정을 고려해 최종 결정 때 이전 보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공방 건물이 있는 이곳 일대는 집중 호우 때 상습침수되고 평상시에도 생활용수가 제대로 빠지지 않아 주민 생활 불편을 해결하려고 1971년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추 장인 공방 때문에 도시계획선을 변경해 도로를 우회하면 또 다른 토지가 도시계획에 저촉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는 "이미 보상에 협의한 23채의 건물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데다 도로개설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을 바라는 인근 주민들의 바람도 물거품이 된다"고 말했다.
이 도로 공사는 총연장 177m로 1차 78m, 2차 54m 구간은 2015년 마무리했다. 나머지 34m 구간이 작년 말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추 장인 공방 탓에 공사가 중단돼 있다.
시 관계자는 "추 장인에게 더 나은 여건과 공간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전 보존과 함께 별도의 작업 공간을 제공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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