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만 있었어도…감지기 없는 주택서 사망사고 70% 차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 1월 22일 부산 북구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집 안에 혼자 있던 50대 여성이 숨졌다.
불은 20분 만에 꺼졌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여성이 연기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이 집에는 불이 나면 경보를 울리는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처럼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부산에서 화재 경보장치가 없는 주택에서 불이 나 숨진 사람은 8명으로 화재로 인한 전체 사망자(11명)의 72.7%를 차지했다고 부산소방안전본부는 1일 밝혔다.
화재경보기가 잘 갖춰진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나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설치된 단독주택에서 화재로 숨진 사람은 없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화재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불이 났을 때 빨리 감지해 초기 진화를 하거나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어야 목숨을 건질 수 있다"면서 "주택용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18일 부산 금정구의 한 다가구주택 1층에서 불이 났을 때 화재 경보가 울려 2층에 사는 30대 여성이 자녀와 함께 급히 대피해 화를 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아직 전국 설치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부산소방안전본부는 밝혔다.
미국(2010년 기준 96%), 영국(2011년 기준 88%), 일본(2015년 기준 81%) 등 주요 국가보다 설치율이 턱없이 낮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8천원, 주택용 소화기는 1만2천원이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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