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인터넷 규제 강화…소셜 미디어 개인 계정 300개 이상 폐쇄
애플, VPN 앱 삭제에 제작회사들 항의 성명…"아예 쇄국하라" 글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정부가 인터넷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중국 정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과 각종 의견을 주고받는 이른바 '개인 미디어'의 내용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300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 개인 계정을 한꺼번에 폐쇄했다고 NHK가 1일 전했다.
중국에서는 240만 명 이상이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위챗)을 비롯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 각종 사안에 대한 의견 등을 올리고 클릭 수가 많으면 광고 수입을 얻을수 도 있어 최근 몇 년간 이용자 수가 급증하는 등 인기가 높다.
베이징(北京)시 인터넷 관리부서는 31일까지 웨이신 등의 소셜 미디어 운영회사들을 불러 모은 회의에서 일부 개인 미디어가 선동적인 소문과 저속한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며 300개 이상 계정을 일제히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적절치 않은 인터넷상 메시지를 수시로 삭제해 왔지만 소셜 미디어 개인 계정을 한꺼번에 폐쇄했다는 발표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NHK는 중국 당국이 인터넷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지난 6월 '인터넷 안전법'을 시행하면서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보내는 정보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언론자유가 후퇴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애플이 지난달 말 해외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한 것을 놓고 중국 내 앱 제작회사들이 항의 성명을 내고 이용자 사이에서도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복수의 앱 제작회사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말 "해당 앱이 중국에서는 위법"이라며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이에 대해 제작회사들은 홈페이지에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조치를 강력히 비난한다"는 성명을 게재했다. 인터넷에는 "국가에 실망했다. 아예 쇄국해라"라는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PN은 중국에서 구글 등 외국 사이트를 차단해 놓은 인터넷 감시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우회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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