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태풍 노루, 주말 제주 영향권…"피서객 주의"

입력 2017-08-03 06:30
수정 2017-08-03 06:36
갈팡질팡 태풍 노루, 주말 제주 영향권…"피서객 주의"

중심기압 945hPa, 수명 긴 데다 세력 '매우 강'…철저한 대비 필요

제주 내륙 영향 줄 첫 태풍 예상…올해 태풍 2개 한반도 영향 관측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기자 = 그동안 날뛰는 노루처럼 종잡을 수 없는 진로를 보여온 제5호 태풍 '노루'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 부근까지 접근, 결국 이번 주말 제주도와 동남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난당국은 물론 제주를 찾은 여름철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오전 4시 발표된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노루는 현재 중심기압 945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소형 태풍이다.

노루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쪽 7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으며, 오는 5일 오키나와 북쪽 해상에서 방향을 틀어 대한해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전망대로 지나간다면 제주도와 부산·경남 등지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로는 2013년 10월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태풍 '다나스'와 유사하다.

노루는 발생 초반에만 해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됐지만, 예측불허 진로를 보이다 점차 한반도 부근으로 다가오고 있다.

노루는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 동남동쪽 1천95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일본 열도 방향으로 서진하다가 이틀 뒤인 23일 돌연 후진하기 시작하더니, 25일부터는 다시 방향을 서쪽으로 트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노루가 발생한 즈음 그 근처에서는 제6호 태풍 '꿀랍'도 발생했다. 꿀랍은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 동남동쪽 3천629㎞ 해상에서 발생해 일본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4일 뒤 소멸했지만, 노루의 진로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루 이후 발생한 6∼10호 태풍이 모두 소멸한 반면 노루는 아직도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주도와 남해안 부근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일까지도 중심기압이 950hPa에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제주도는 이번 주말부터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태풍 영향으로 5∼7일 제주 해상에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매우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3일 오후를 기해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제주지방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토요일(5일) 제주 해상에 파도가 2∼6m 높이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요일(6일)에는 육·해상에 비가 시작되고, 해상의 물결은 6∼7일 사이에 3∼9m 높이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강도와 진로에 따라 예보의 변동 가능성이 커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유동적이지만, 현재로써는 노루가 올해 제주에 실질적 영향을 끼치는 첫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제3호 태풍 '난마돌'이 타이완 부근에서 발생해 북상하면서 제주도 등 남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방향을 틀어 일본에 상륙하면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기상청은 앞서 올여름 우리나라에 태풍이 예년 수준인 2개 정도 영향을 주겠다고 전망했다.

북서태평양 해역에서 평년 수준(11.2개)인 10∼12개의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에 영향을 주는 태풍 숫자도 평년 수준(2.2개)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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