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달러약세의 두가지 효과
(서울=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후 불거진 불안감 속에 유럽의 경기지표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시작됐다.
최근 달러화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진적인 통화정책 기조 변화 속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원자재 가격 반등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달러화지수(DXY)는 2.9% 하락했는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셰일오일 채굴 광구 수 정체와 함께 9.0% 올랐다. 대표적인 비철금속 중 하나인 구리 가격도 6%를 웃도는 뚜렷한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정유, 화학, 철강금속 등과 같은 에너지와 소재, 산업재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 마침 중국 고정자산투자 등 경기지표 개선도 이들 원자재 가격 강세를 뒷받침했다.
글로벌 투자경기 개선 흐름이 지속하면서 일본 기계 수주의 작년 대비 증가율이 해외부문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흐름이 증시회복 후반부에 나타나는 특징이라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 흐름은 경기사이클에 선행하는데,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서 투자가 늘어나고 실물지표 반등이 진행될 때 원자재 가격 반등과 함께 에너지와 소재, 산업재의 호조세가 나타난 적이 많았다.
주가 사이클 회복 후반부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금융 긴축 움직임도 최근 진행되고 있다. 경기회복 본격화에 연준은 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를 공표했으며 ECB도 테이퍼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관련해 내수경기 부양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할 때, 내수경기의 개선 흐름이 나타난 적이 많았다.
2011년 이후 2015년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원/달러 환율과 내수 출하 증가율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둔화할 때 내수 출하 증가율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 등락률은 1∼2개월 소폭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작년 동기 대비 기저효과로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 내수 출하 증가율 개선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과 경기부양책도 내수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성자 :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hjchang@hi-ib.com)
※ 이 글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