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ICBM 재진입 실패…내년엔 美타격 실전배치 가능"(종합2보)

입력 2017-08-01 10:25
수정 2017-08-01 11:35
美전문가 "北ICBM 재진입 실패…내년엔 美타격 실전배치 가능"(종합2보)

"2차 화성-14형, 3∼4㎞ 상공서 빛 소멸…추가 시험발사 가능성"

"상단로켓에 엔진 4개 장착…700kg 탄두로 美서해안 도달"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윤동영 김연숙 기자 = 북한이 이르면 내년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할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 전망에 대해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정통한 미사일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나섰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달 28일 2차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을 두고서는 대기권 재진입(re-entry)에 실패했다고 분석하며, 북한이 추가로 발사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미사일 방어 분야)은 이날 존스홉킨스대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의 전망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이 어떤 기준을 설정했는지에 달렸지만, 내년에 (미 본토에 도달할 ICBM의)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먼 연구원은 "만약 미국과 옛 소련, 중국, 프랑스처럼 90% 이상의 (ICBM) 신뢰도를 원한다면, 2∼4년간 20여 차례의 시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침략자를 억제하는 데 충분한 정도의 신뢰도를 원한다면 그저 5∼6차례 시험으로 그러한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며 "이미 북한은 두 차례 시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ICBM 개발에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엘먼 연구원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ICBM을 운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까지 추가 시험발사를 몇 차례 더 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이번 ICBM 발사가 '재진입 시험'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며, 국가정보원도 재진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엘먼 연구원은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근거로 일본 NHK가 홋카이도에서 촬영한 미사일 낙하 영상을 들었다.

그는 영상 분석 결과 화성-14형 미사일의 재진입체가 고도 6∼8㎞ 상공에서 최고 섬광을 낸 뒤 3∼4㎞ 상공에서 빛을 잃고 빠르게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재진입체는 초속 6㎞를 조금 넘는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뒤 해수면 20㎞ 상공에서 밀도가 높아진 대기의 저항을 받아 뜨거워지면서 빛을 내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된 공기 마찰로 낙하 속도는 느려지고 온도는 올라가다가 6∼8㎞ 상공에서 번쩍하며 최고 휘도의 섬광을 내고는 곧 고도 4∼5㎞까지 낙하한다.

마찰력이 최대가 된 이때 재진입체는 밝게 빛나는 작은 물체들을 흩뿌리고 발광성 증기 꼬리를 달고 떨어지다 고도 3∼4㎞ 상공에서 빛이 사그라들며 빠르게 사라진다.

재진입체가 빛을 잃는 게 산맥 뒤로 떨어지기 전, 여전히 카메라 시야에 있을 때의 일이기 때문에 "재진입체가 최대 부하를 받는 시점에서 (여러 조각으로) 분해된 것을 시사한다"고 엘먼 연구원은 추정했다.

재진입체가 가혹한 재진입 마찰 조건을 견뎌냈다면 산맥 뒤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빛을 내는 게 영상에 잡혔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몇 차례 더 비행 시험을 하면 화성-14형이 사거리상으론 대미 억지력을 갖게 되겠지만, 더욱 신뢰성있는 무기로 만들기 위해 실전배치 후 계속 시험발사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엘먼 연구원은 "탄두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을 것"이라며 "두 번째 시험에서도 재진입체는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면 재진입 물체는 계속해서 빛나게 된다"며 "비디오를 근거로 판단할 때 재진입한 로켓은 살아남지 못했다는 게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말했다.





엘먼 연구원은 또 북한이 두 차례 시험발사를 마친 화성-14형 미사일에 대해 "재진입체 150㎏, 핵폭탄 500㎏, 합쳐서 약 700㎏ 무게의 적절한 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서해안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디에이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두 번째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의 엔진에 대해 "상단로켓에 엔진 하나가 아니라 몇 개의 엔진을 추가해 4개의 엔진을 장착해 사거리를 크게 늘렸다"면서 "적재량은 500∼600㎏에서 300㎏ 안팎으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복수의 미국 당국자는 2차 화성-14형이 미 본토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 2명은 그러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 능력을 갖춘 ICBM을 개발하는 것은 자국에 대한 공격을 막고 국제사회의 정권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미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은 자멸을 초래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에 공격을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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