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ICBM 재진입 실패…내년엔 美타격 실전배치 가능"(종합)

입력 2017-08-01 09:48
수정 2017-08-01 10:02
美전문가 "北ICBM 재진입 실패…내년엔 美타격 실전배치 가능"(종합)

"2차 화성-14형 상단로켓에 엔진 4개 장착…700kg 탄두로 美서해안 도달"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북한이 이르면 내년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할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 전망에 대해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정통한 미사일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나섰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달 28일 2차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을 두고서는 대기권 재진입(re-entry)에 실패했다고 분석하며, 북한이 추가로 발사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미사일 방어 분야)은 이날 존스홉킨스대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의 전망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이 어떤 기준을 설정했는지에 달렸지만, 내년에 (미 본토에 도달할 ICBM의)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먼 연구원은 "만약 미국과 옛 소련, 중국, 프랑스처럼 90% 이상의 (ICBM) 신뢰도를 원한다면, 2∼4년간 20여 차례의 시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침략자를 억제하는 데 충분한 정도의 신뢰도를 원한다면 그저 5∼6차례 시험으로 그러한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며 "이미 북한은 두 차례 시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와 관련, 엘먼 연구원은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 운용에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ICBM을 운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까지 추가 시험발사를 몇 차례 더 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ICBM 개발에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이번 ICBM 발사가 '재진입 시험'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며, 국가정보원도 재진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먼 연구원은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판단한 근거로 일본 NHK가 홋카이도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들었다. 영상을 보면 4∼5㎞ 고도에서 소형 섬광 물체가 떨어져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엘먼 연구원은 영상에 잡힌 개량형 화성-14형의 재진입체가 해상에 도달하기 전에 급격히 빛을 잃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탄두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을 것"이라며 "두 번째 시험에서도 재진입체는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면 재진입 물체는 계속해서 빛나게 된다"며 "비디오를 근거로 판단할 때 재진입한 로켓은 살아남지 못했다는 게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두 차례 시험발사를 마친 화성-14형 미사일에 대해 "재진입체 150kg, 핵폭탄 500kg, 합쳐서 약 700kg 무게의 적절한 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서해안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디에이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두 번째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의 엔진에 대해 "상단로켓에 엔진 하나가 아니라 몇 개의 엔진을 추가해 4개의 엔진을 장착해 사거리를 크게 늘렸다"면서 "적재량은 500∼600㎏에서 300㎏ 안팎으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복수의 미국 당국자는 2차 화성-14형이 미 본토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 2명은 그러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 능력을 갖춘 ICBM을 개발하는 것은 자국에 대한 공격을 막고 국제사회의 정권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미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은 자멸을 초래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에 공격을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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