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첫 발사'후 방북 日언론인 "주민들, 긴장·흥분 안보였다"

입력 2017-07-31 11:41
'ICBM 첫 발사'후 방북 日언론인 "주민들, 긴장·흥분 안보였다"

北관계자 "'역사적인 날' 방북했다…美 대북 선제공격 못할 것"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날 평양공항에서 만난 직원들에게서는 특별히 긴장이나 흥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ICBM 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힌 지난 4일 북한을 방문한 일본의 저널리스트 아사노 겐이치(淺野健一)씨는 31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느낌을 이같이 전했다.

도쿄신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그는 당시 북한의 외교기관 '조선대외문화연락위원회'의 초청으로 일본인 일행 4명과 함께 북한을 찾았다.

그가 평양공항에 도착한 시점은 조선중앙TV가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북한이 ICBM 화성-14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2시간여 뒤였다.

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아사노씨 일행에게 "여러분들은 역사적인 날에 왔다. 이것(ICBM 발사 성공)으로써 미국은 우리나라에 선제공격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날 노동신문에는 공원이나 학교, 직장에서 많은 사람이 만세를 하는 장면이 보도됐다. 아사노씨도 만세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축하 집회 장면은 직접 목격했다.



아사노씨가 2년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에 비해 평양에는 주유소가 크게 늘었고, 일본이나 유럽산 자동차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중학생, 산뜻한 색깔의 양산을 쓴 여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평양 박물관에서 가이드로 일하는 여성은 "우리나라 국력이 단기간에 상당히 발전한 데 자긍심을 느낀다"며 "인민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준 일본 정부에는 좋은 감정을 품을 수 없지만, 평화적인 일본 국민에 반감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 방북단을 맞은 북한 외무성 산하 '일본연구소'의 차성일 소장은 "일본은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를 청산하지 않은 채 우리 공화국(북한)이 발사한 위성을 놓고 소란을 피우고 트집을 잡아서 제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깊은 연대를 구축해 온 양국이 아직도 관계를 정상화할 수 없던 것은 비극이다"라고 덧붙였다.

차 소장은 "주일미군기지는 공화국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을 추종해 (북한을) 적대시하면, 일본도 우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제재가 해제돼야 비로소 대화의 조건이 정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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