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신문 '전초전'…삼성 전직 임원 2명 피고인석 선다

입력 2017-07-31 06:30
이재용 신문 '전초전'…삼성 전직 임원 2명 피고인석 선다

특검과 공방 예상…승마협회 회장·부회장 맡아 정유라 승마지원 '공범' 혐의

박근혜·최순실 재판은 삼성의 미르·K재단 출연 경위·금융지주 추진 등 증언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공모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고위 임원들이 각종 의혹에 관해 31일 직접 입장을 밝힌다.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 성격의 이번 신문에서 특검이 어떤 공세를 펼지, 삼성 측 관계자들은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날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들의 속행 공판을 열고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의 공범으로 기소된 두 사람은 삼성그룹이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최씨 측에 지원금을 주라고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에게 지시했고, 이 지시가 황 전 전무와 박 전 사장에게 전달됐다고 본다.

특검팀은 또 박 전 사장과 황 전 전무가 각각 대한승마협회 회장, 부회장을 맡은 배경에 정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라는 이 부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한다.

이들은 정씨가 독일에서 생활하던 2015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최씨의 독일 페이퍼컴퍼니 '코레스포츠'에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삼성전자 승마단 운영비 등 명목으로 36억여 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다.

두 사람은 또 말을 빌려주는 것처럼 가장해 정씨에게 말 3필을 사주고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등 총 41억여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반면 삼성 측은 실제로 승마 감독을 독일로 보내 승마팀을 만들고 여러 승마 유망주를 지원하려 했으나 현지에 있던 최씨가 반대해 다른 선수를 선발하거나 추가로 마필을 구매하지 못했다며 정씨만 특혜성 지원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다음 날 열리는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을 앞두고 의미 있는 진술을 끌어내려는 계획이지만, 두 사람의 답변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증인 신문과 달리 피고인 신문은 자신의 혐의에 관해 답변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거나 특검이 주장하는 혐의를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삼성 전·현직 임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도 증언거부권을 내세워 진술을 거부한 바 있다.

같은 날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을 열고 김완표·이승재 전 미래전략실 전무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김 전 전무는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위를 설명하고, 이 전 전무는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을 접촉한 이유를 증언할 전망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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