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사법부 무력화' 폴란드에 제재절차 착수

입력 2017-07-30 13:33
EU, '사법부 무력화' 폴란드에 제재절차 착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유럽연합(EU)이 사실상 사법부 무력화를 추진 중인 폴란드에 대해 법적 제재를 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사법개혁법안을 통해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폴란드 집권여당 '법과정의당'(PiS)에 29일 서신을 보내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

EU는 EU법 위반을 이유로 폴란드를 유럽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할 방침이다. 이는 이런 제재의 첫 번째 단계로 풀이된다.

현재 폴란드에선 야로스와프 카친스키가 이끄는 PiS가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줄이고, 정부·의회가 각급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도록 하는 법안들을 잇달아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폴란드 안팎에서는 집권당이 사법부를 장악, 권립분립·상호견제 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U는 서신에서 이런 사법개혁법안들이 여성 차별적이고, 법무부 장관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폴란드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친다고 문제 삼았다.

PiS가 이번 달 통과시킨 3건의 법안에 따르면 여성 판사의 정년퇴직연령은 남성보다 다섯살 적은 60살로 설정됐다.

또 법무부 장관은 정년에 이른 판사의 임기를 연장하고, 법원장을 경질하거나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EU 집행위는 "새로운 법은 법무부 장관이 개별 판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했다"며 "이는 판사 면직 금지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EU가 폴란드의 행보를 민주주의와 법치 훼손으로 몰며 법적 제재에 착수하면서 EU와 폴란드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집권한 PiS는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뿐 아니라 언론의 의회 취재 제한, 낙태 전면 금지 등으로 EU와 반목해왔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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