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50년만의 쌍 태풍으로 피해속출…중국에도 곧 상륙

입력 2017-07-30 09:53
대만 50년만의 쌍 태풍으로 피해속출…중국에도 곧 상륙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이 50년만에 동시 등장한 쌍둥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두 태풍은 대만을 거쳐 중국 대륙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서태평양에서 북서진해온 제9호 태풍 네삿이 29일 오후 대만 이란(宜蘭)현으로 상륙한 가운데 대만 중앙기상국은 30일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제10호 태풍 '하이탕'(海棠)에 대해서도 해상·육상 태풍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50년만에 처음으로 대만이 2개 태풍에 대해 동시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네삿과 하이탕 외에도 일본 남동부 해역에서 발생한 중급 규모의 5호 태풍 노루도 방향을 바꿔가며 대만으로 이동 중이다.

하이탕은 남중국해 열대성 저기압에서 태풍급으로 발전하면서 네삿과 함께 대만 전지역에 강한 비바람을 몰고 왔다.

대만 매체들은 전날 오후 2개 태풍의 접근으로 대만 동부와 북부 등지에서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대만전력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현재 대만 핑둥(屛東)현을 중심으로 모두 3만2천여가구가 정전됐다.



화롄(花蓮)현에서 폭풍우 여파에 따른 차량 교통사고로 1명이 숨진 것 외에는 아직 심각한 인명피해는 발생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각 지역은 대중교통의 운행을 줄이고 관광지 출입을 차단하는 등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하루 평균 670개 항공편이 오가는 타오위안(桃園)공항에서는 모두 157개 항공편이 운항 취소, 지연 운항됐다.

두 태풍은 곧 중국 대륙으로도 상륙할 전망이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네삿이 30일 오전 강한 열대성 폭풍, 또는 태풍급 강도로 푸젠(福建)성 중북부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탕은 대만해협을 거슬러 올라가다 31일 오후 푸젠성 푸저우(福州)∼진장(晋江) 사이로 방향을 틀어 중국 대륙에 상륙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젠성 역시 1997년 8월 이래 처음으로 한날 동시에 쌍태풍을 맞게 된다.

푸젠성은 태풍 긴급경보, 연해 폭우경보 등의 경보를 잇따라 발령하며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각 항구의 어선을 모두 대피시키고 연안 지역 관광지도 모두 폐쇄 조치했다. 양안을 오가는 여객선이나 화물선 운항도 전부 중단됐다.

태풍 접근에 따라 중국 동부 일대의 폭염은 한결 완화될 전망이다.



중국 기상전문가들은 열대성 고기압의 약화와 2개 태풍의 동시 접근에 따른 영향으로 이날부터 동남 연해안 일대 고온 폭염의 범위가 점차 줄어들면서 강도도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기상대는 23일간 연속됐던 고온 경보 발령을 취소했다.

한편 중국 내륙 산시(陝西)성 쯔저우(子洲)현 일대에서 28∼29일 폭우가 쏟아지며 가옥침수, 산사태 등 영향으로 지금까지 모두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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