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北미사일 맹비난…中 "결의 위반"·러 "ICBM 아냐"
트럼프 "필요한 조치 다할 터"…유엔총장 "韓대화제의 응하라"
日 "한미일 공동대응"…EU "北 추가도발 말고 비핵화 대화 나서라"
(워싱턴·뉴욕·베이징·도쿄·모스크바·브뤼셀·파리=연합뉴스) 이승우 이귀원 심재훈 김정선 유철종 김병수 김용래 특파원 = 북한이 28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또다시 시험 발사한 것과 관련,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잇따라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4일 '화성-14형' 첫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미사일이 ICBM급이 아니라며 한국과 미국, 서방과는 상반된 관측 결과를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성명을 발표해 "이는 북한 정권의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이라며 "미국은 이러한 시험과 무기들이 북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무기와 시험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북한 경제를 약하게 만든다"며 "미국 국토의 안보를 보장하고, 역내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가장 민감한 국가 중 하나인 일본도 "국제사회의 협조 아래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번 미사일을 최대 사거리가 5천500㎞를 넘는 ICBM급으로 평가하며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낙하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거듭되는 도발 행위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 정부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전날 사퇴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을 대신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미사일이 역대 최고 고도였던 3천500㎞를 크게 넘어 발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욱 엄격한 조치를 포함해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해 한미일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도 이날 외무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역과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이끄는 유엔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고, 한반도 이슈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올해 들어 미사일 시험을 거듭하자 지난 6월 초 여행금지·자산동결 대상인 블랙리스트를 확대하는 내용의 결의 2356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북한이 오판 위험을 줄이고 긴장 완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대화채널 제안에 북한 지도부가 호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유럽연합(EU)도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상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동북아와 전 세계 긴장을 고조시키는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EU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확인된 직후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북한은 동북아와 세계 긴장을 고조하는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며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도록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대표가 내달 6, 7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국을 포함한 국제 파트너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전 세계의 열띤 규탄과 달리 북한의 '혈맹'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미사일이 ICBM급이라는 것을 부정하며 북한의 편을 드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대비를 이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보기관들의 미사일 탐지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북한의 미사일은 고도 681km로 732km를 비행해 동해에 떨어졌으며, 러시아에는 아무런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급이 아닌 '중거리탄도미사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중국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 결의 위반이라며 비난했지만 이를 ICBM급이라고 언급하는 데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측은 이번 사태의 전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유관 결의를 지키고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가속하는 행동을 멈추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유지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이달 초 '화성-14형'을 처음 발사하자 미국과 한국과 달리 이를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한 전력이 있다.
북한은 28일 오후 11시 41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고도는 약 3천700km, 비행 거리는 1천여km로 사거리 기준으로 지난번보다 진전된 ICBM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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