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공채 스타트…은행 1천명 이상 뽑고,'A매치'는 10월21일(종합)

입력 2017-07-30 16:10
수정 2017-07-31 08:21
금융권 공채 스타트…은행 1천명 이상 뽑고,'A매치'는 10월21일(종합)

우리은행만 300명 국민·하나·농협은 "채용 확대"

'신의 직장'도 채용문 열려…한은 8월, 수은 9월 채용공고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연봉이 높고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시중은행과 금융 공기업이 하반기에 구직자에게 문을 활짝 연다.

주요은행은 상반기에 사상 최대급 실적을 올린 상황이고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은 만큼 평년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아직 개별은행의 계획이 모두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주요 시중은행은 하반기에 1천명 이상을 새로 뽑을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 공기업들도 채용에 나선다.

주요 금융기관은 한날에 필기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금융 A매치의 날'도 10월 21일로 잠정 결정됐다.





◇ 은행 1천명 이상 채용…지난해보다 채용 규모 늘려



주요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채용 신호탄을 쏜 곳은 우리은행이다. 다음 달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정기 공채 원서를 접수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채용 규모를 작년에 채용한 인원(150명)의 두 배인 약 300명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지원자격에서 학력과 연령 기준도 삭제했다.

입사지원서에 자격증·어학 점수 기재란을 없애고, 100% 블라인드 면접으로 직무 능력과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직과 정보기술(IT) 부문, 디지털 부문 신입 행원으로 직군을 나눠 원서를 접수한다.

일반직 신입 행원은 수도권(일반)과 수도권 외 지방(지역전문가)으로 나뉜다.

다른 은행들도 대체로 작년보다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작년에 특성화고 출신 25명을 포함해 175명을 채용했고, 올해는 특성화고 출신 등 20명을 뽑았으며, 올해는 오는 9월쯤 채용 계획을 발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채용 인원(140명) 보다 많은 200명을 상반기에 이미 선발한 데 이어 하반기에 또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작년에는 10월에 채용공고를 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앞당겨 8∼9월에 공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을 작년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채용 확대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올해 채용에 관해 "확대 쪽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고 최근 밝혔다.

국민은행은 작년에 대졸 신입 사원 240명을 채용했다.

일부 은행은 채용 규모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으며 작년보다 축소 채용이 유력한 곳도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에 상반기 110명, 하반기 20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아직 채용 방법이나 규모 등을 결정하지 못했다.

올해 취임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공채 중심으로 획일적인 채용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이 많다"며 채용방식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단 4분기쯤에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에 나설 것 같다"며 "다만 채용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은 9월부터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차원에서 각국 인재를 선발하는 글로벌 인재 채용으로 두 자릿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 은행은 2015년 말에 1천 명 정도가 특별퇴직한 여파로 작년에는 548명을 충원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나 그런 것(분위기) 때문에 채용 계획을 변경하지는 않았다"고 반응했다.



◇ 올해 금융 A매치 10월 21일로 잠정 결정

시중은행뿐 아니라 금융 공기업 및 기관도 채용에 나선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에 종합기획직 신입 직원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9월에 서류전형을 하고 필기시험은 10월 21일에 진행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필기시험은 예년처럼 경제학, 경영학, 법학, 통계학 등의 전공과목으로 치러진다.

채용 규모는 미정이다. 한은은 보통 공채에서 60∼70명을 뽑았고, 지난해에는 64명을 선발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최소한 예년 수준으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은의 채용일정이 나옴에 따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024110],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공기업이 이 일정과 맞춰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공기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관행적으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러왔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금융 공기업 시험이 몰린 이 날을 전 세계 축구 국가대표팀 간 경기 일인 'A매치 데이'에 빗대 '금융 A매치의 날'로 부른다.

산업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는 않았으나 예년과 비슷하게 채용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50명을 뽑았다.

수출입은행은 9월 초 모집공고, 10월 필기시험, 11월 합격자 발표 등의 순으로 채용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20여명으로 지난해 31명에 견줘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가 작용했다.

수은은 고통분담 차원의 자구노력으로 조직과 직원 정원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이번에 신규 채용 규모도 줄일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아직 채용일정을 결정하지 않았고, 예금보험공사는 작년 수준인 30명 내외를 뽑기로 하고 구체적인 채용일정을 세우고 있다.

예보는 지난해 30명 모집에 지원자 4천957명이 몰려 경쟁률 165대 1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1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필기시험 날짜를 어느 날로 잡을지도 관심사다. 그간 'A매치'의 날에 필기시험을 맞췄다가 지난해 돌연 시험일을 다르게 잡았다. 취업준비생에게 기회의 문을 확대한다는 차원이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는 채용 규모나 시기 등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연초에 5급 신입 직원을 55명 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90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증원 결과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9월 말∼10월 초에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40명 선발을 목표로 다음 달 28일부터 9월 1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필기시험은 한국은행 시험일과 같은 10월 21일로 잡았다. 1차 실무자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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