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라위 점령 이슬람 반군 471명 사살…이제 60명만 남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필리핀 남부 소도시를 점령한 채 3개월째 정부군과 교전 중인 이슬람 반군의 세력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전날 기자회견을 하고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에서 농성 중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의 수가 60명 내외로 줄었다고 밝혔다.
마라위 시내의 교전 구역도 1㎢ 미만으로 축소됐다.
필리핀군 대변인인 레스티투토 파디야 준장은 반군 내 주요 인사 대다수가 교전 구역 내에 몰려있다면서 "(반군 소탕) 작전을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쯤 이번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반군에 붙잡힌 인질의 안전을 고려해 대규모 공격을 삼가라고 필리핀군에 지시했다.
마우테 그룹 등 이번 사태를 일으킨 IS 추종 반군 단체들은 지난 5월 23일 500여 명의 무장대원을 마라위에 투입해 도시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으며, 최소 100여 명의 민간인을 인질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이 된 주민들은 정부군의 폭격을 막기 위한 '인간방패'와 탄약을 나르는 일꾼, 소년병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민다나오 섬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군 토벌에 나선 이후 지난 28일까지 마라위 시에서는 마우테 대원 471명, 필리핀 군경 114명, 민간인 45명 등 630명이 사망했다.
필리핀 상·하원은 지난 22일 합동 특별회의를 열고 민다나오 섬에 대한 계엄령 발동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해 달라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요청을 승인했다.
한편, 지난 25일 민다나오 섬 삼보앙가 시와 이필 지역에서는 IS 추종 반군으로 의심되는 남성 59명이 체포됐다.
이들의 은신처에서는 필리핀 군과 경찰 제복 수십벌이 발견됐다.
필리핀 당국은 이들이 마라위로 숨어들어 반군에 가담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수도 마닐라로 이송해 심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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