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암남공원 해녀촌 철거 재판 로스쿨 법정서 열리나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40년 전통의 부산 암남공원 해녀촌 철거를 두고 구청과 상인이 법정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재판부가 로스쿨 열린 법정에서 재판을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30일 부산 서구와 해녀촌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최근 해녀촌 상인이 서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원상 회복명령 및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취소 소송 2차 공판에서 이번 재판을 부산대 로스쿨 열린 법정에서 다뤄보자고 제안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 변호인에게 로스쿨에서 재판을 진행할지 상의해 알려달라고 말했다.
원고와 피고 측 변호인이 동의하면 대학 로스쿨 열린 법정에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과 교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실제 재판이 진행된다.
부산지법·고법은 2015년부터 1년에 1∼2차례씩 사회적 논란이 되는 사건의 재판을 대학 로스쿨에서 여는 '캠퍼스 열린 법정' 프로그램을 해오고 있다.
원고인 해녀촌 측은 "로스쿨에서 재판을 진행해 이번 사건에 대한 예비 법조인의 판단을 듣고 싶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서구청은 "변호사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해녀촌 철거 갈등은 지난해 9월 서구청이 해녀촌 29명의 업주에게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11월에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각각 보내면서 불거졌다.
40년 이상 무허가로 장사해오다가 2000년 구청의 정식 허가를 받고 합법 영업을 해온 업주들은 구청의 조치에 즉각 반발해 행정대집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업주들은 "케이블카 주차장을 만들려고 그동안 암남공원 일대를 명소화시키는데 일조한 해녀와 상인을 내쫓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구청은 "2000년 영업을 허가해 줄 당시 '철거를 요구하면 30일 이내에 가게를 비워준다'는 조건에 업주가 동의했기 때문에 행정대집행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