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최고 성지' 메카 인근서 예멘 반군 미사일 격추돼
200만 명 모이는 메카 성지순례 한 달 앞두고 '비상'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27일(현지시간)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에서 예멘 반군이 쏜 탄도미사일을 격추했다고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군이 28일 밝혔다.
AFP통신은 미사일이 메카에서 남쪽으로 약 69㎞ 떨어진 지점에서 요격됐다고 전했다.
아랍 동맹군은 성명을 통해 "메카 성지순례(하지)를 방해하려는 시아파 반군 후티의 절박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메카 성지순례는 8월 말 시작되며 1주일 남짓한 기간 전 세계에서 매년 200만 명(사우디 내 50만 명)이 모이는 이슬람의 성스러운 의식이다.
예멘과 국경을 맞댄 사우디 남부에서는 단거리 로켓 공격이 자주 발생하며, 때때로 탄도미사일도 발사된다.
이는 아랍 동맹군이 예멘에서 반군 공습을 시작한 이래 지속된 것으로, 반군이 메카 방향으로 미사일을 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반군이 보유한 것 중 가장 장거리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메카 인근에 떨어졌다. 사우디 동맹국들은 이를 거세게 비난했다.
메카 성지순례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대를 겨냥한 공격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아랍 동맹군 역시 예멘에서 민간인 마을을 공습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사우디는 민간인 공습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앙숙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멘에서는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정부와 후티족 시아파 반군의 갈등으로 2014년 내전이 발발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동맹군은 아베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내전에 개입했다.
2014년 수도 사나가 반군 수중에 넘어가자 하디 대통령은 예멘 남부 도시 아덴으로 퇴각했다가 이어 사우디로 망명했다.
사우디 주도 동맹군 개입 이후 8천여명이 사망했고 4만4천500명이 다쳤다.
유엔은 약 200만명의 예멘 어린이가 심각한 영양실조, 콜레라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구호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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