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돌풍, 폭우…이스탄불 20분간 기상 '악몽'

입력 2017-07-28 15:59
우박, 돌풍, 폭우…이스탄불 20분간 기상 '악몽'

일부 지역 "골프공만 한 우박" 쏟아져…10명 부상

나무 수백 그루 뽑히고 건물 90여 채 파손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이 단 20분간 지속된 기상 '이변'에 대혼란을 경험했다.

27일(현지시간) 저녁 6시께 이스탄불 전역에 먹구름이 몰려들어 도시가 캄캄해지고 우박이 섞인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박은 얼음덩어리보다는 무른 드라이아이스 같은 형태였지만 공깃돌만 한 크기여서 지붕과 창문에 부딪히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일부 지역에서 '골프공' 크기 우박이 떨어졌다고 터키 언론이 전했다.

강풍에 나무가 뽑히고, 건물 지붕이나 담장이 내려앉거나 외장재가 분리돼 위태롭게 매달려 행인을 위협했다.

이스탄불 광역시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행인 10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2명은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

나무 230그루가 뽑혔고 지붕 90개가 부서졌다.

짧은 시간에 내린 폭우에 일부 도로가 일시적으로 침수됐다.



퇴근길에 갑작스럽게 기상 이변이 벌어지면서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비행기 16편이 다른 공항으로 경로를 바꿨다.

돌풍에 중심을 잃은 크레인이 유류 탱크로 쓰러져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혼란은 약 20분간 지속된 후 거짓말같이 멈췄다.

이스탄불 시슐리 구역에 사는 50대 직장인 외메르 첼리크씨는 "우박 자체가 드물기도 하거니와, 이 계절에 우박을 동반한 폭우는 20년간 이스탄불에 살면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