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인가' 남녀 대표팀 동반 승전보에 배구팬들 '활짝'
여자 대표팀, 그랑프리 2그룹 우승에 '바짝'
남자 대표팀, 월드리그 선전 이어 아시아선수권서 4연승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배구 V리그는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V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초라해질 때가 많았다.
여자 대표팀은 사정이 좀 나았다.
'월드 톱 클래스'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앞세워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했고,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남자배구는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눈앞의 성적에만 급급하다 보니 국제 경쟁력을 잃었고, 리우올림픽 무대도 밟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올해 들어서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비시즌 기간에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남녀 대표팀이 전하는 승전보에 배구팬들이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낭보를 먼저 전한 쪽은 남자 대표팀(현재 세계랭킹 21위)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5승 4패로 월드리그 2그룹 12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최하위만 면하면 도달하는 '2그룹 잔류'를 목표로 했던 대표팀은 놀라운 성적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국 남자배구가 월드리그에서 승률 5할 이상을 달성한 것은 1995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좋은 기운은 여자 대표팀(현재 세계랭킹 공동 10위)이 넘겨받았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예선 라운드에서 8승 1패, 1위로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29일 독일과 준결승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30일에는 폴란드-체코전 승자와 결승이 기다린다.
목표는 2그룹 우승이다. 목표를 달성하면 한국 여자배구는 월드리그 1그룹으로 승격할 수 있다.
남자 대표팀도 계속해서 승전보를 전해주고 있다. 이번에는 제19회 아시아 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다.
월드리그와 마찬가지로 김호철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이번 대회 조별예선에서 베트남, 스리랑카, 일본을 잇달아 제압해 8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어 전날 홈팀 인도네시아까지 물리쳐 4연승을 달렸다.
대표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9일 오후 카자흐스탄과 8강 플레이오프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이후에는 8강 크로스 토너먼트에 나선다.
대표팀의 목표인 4강 진출도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V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져 한국 배구가 한층 성장하게 된다.
팬들의 사랑에 기반을 둔 프로리그 발전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가져오고, 이는 다시 대표팀의 국제무대 선전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남녀 대표팀이 각각 남은 대회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를 배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 팬들이 기원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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