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대표 공석 틈타 해외연수 급조 '논란'
일몰제 포함돼 예산 12억원이나 깎였는데 1인당 300만원 지원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올해 초 대표가 공석인 상황에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유럽 미술 '그랜드 투어' 연수를 급조해 다녀 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2018년 광주비엔날레가 10년 이상 국고 지원을 받은 행사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국제행사 일몰제에 포함돼 예산이 애초 30억원에서 12억원이나 삭감되는 상황에서 1인당 3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직원 8명이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1, 2차(1차 5명·2차 3명)로 나눠 '2017 해외 선진지역 연수'를 떠났다.
3차 연수를 오는 9월로 예정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영향력이 큰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5월 13일∼11월 26일), 독일 뮌스터 조각프로젝트(·6월 10일∼10월 1일), 카셀 도큐멘타(6월 10일∼9월 17일) 등이 10년 만에 동시에 열리는 해다.
이번 연수는 이 시기에 맞춰 1차 6월 28일부터 7월 9일, 2차 7월 17일부터 28일에 각각 이뤄졌다.
그런데 이번 연수를 대표이사가 공석인 상황에서 기획하고 진행해 비판이 일고 있다.
박양우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사임한 것은 지난 1월 말인데 연수계획안 보고 일자는 3월 30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이사 공석에 따라 연수계획에 대한 최종 결재는 당시 사무처장의 전결로 이뤄졌다.
더구나 그동안 광주비엔날레 행사가 열리지 않는 '비행사 연도'에는 해외연수를 진행한 적이 없었다.
이번 연수는 대표이사 사임 직후 현실화돼 해외연수를 급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단은 이번 연수에 직원 1인당 소요 경비로 300만원을 지원하고 직원 각자가 170만원을 부담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가 국제행사 일몰제에 포함돼 국고 지원 예산이 깎이면서 김선정 신임 대표이사가 국비지원이 정상화될 때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번 연수가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또 1차 연수 대상에는 전시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대표이사 업무보조를 맡은 직원, 대표이사의 차량 유지·관리 담당, 광주 폴리 작품 하자보수·유지관리 직원 등이 포함돼 위로성 연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광주비엔날레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에서 직원 교육비가 적다는 지적이 나와 직원 교육 차원에서 신청을 받아 연수를 진행했다"며 "평소 연수 기회가 적은 직원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일반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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