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으면 손님 안와요"…전주 도심상가 문열고 에이컨 '펑펑'

입력 2017-07-29 07:00
"문 닫으면 손님 안와요"…전주 도심상가 문열고 에이컨 '펑펑'

'전주 걷고 싶은 거리' 10곳 중 3곳 개방영업 여전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문 닫으면 손님이 안 와요. 전기세는 아깝지만,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열어놓는 거죠"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도심 번화가 상점마다 문을 열고 냉방기를 트는 이른바 '개문(開門)냉방'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을 닫고 냉방기를 틀 때보다 전력 사용량이 대폭 증가하지만, 상인들은 매출 감소를 이유로 개문냉방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29일 전북 전주 '걷고싶은거리'의 상점 열 곳 중 세 곳은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문이 열린 상점에서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입구에만 서 있어도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문을 연 상점 대부분은 진열 상품이 많은 의류와 액세서리, 휴대전화 판매점 등이었다.

이들 상점은 더 많은 손님을 끌기 위해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출입문 근처에 상품을 배치했다.

상인 A씨는 "여름에는 손님들이 시원한 곳을 찾기 때문에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어놓아야 장사가 된다"며 "다른 가게들도 똑같이 문을 열어놓는데 우리만 닫으면 손님들을 다 뺏긴다"고 털어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개문냉방은 문을 닫고 냉방기를 틀 때보다 최대 3배 이상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

산자부의 에너지사용 제한조치 공고 이후에는 1차 위반 시 경고, 2차부터는 50∼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주시는 지난 2014년부터 25곳의 상점을 적발해 경고했지만, 올해는 산자부의 공고가 나지 않아 홍보와 계도 위주로 개문냉방 근절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개문냉방의 에너지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가장 더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상점을 돌며 계도하고 있다"며 "상인들의 사정도 이해는 가지만, 냉방기를 틀 때는 출입문을 꼭 닫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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