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갈까 말까'…한국당, 여야정협의체 참여 고민
여야정협의체 증세 논의에 부정적…'또 소외되나'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이 여당에서 제안한 증세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참여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분위기다.
한국당은 대외적으로는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을 생략한 채 여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야정 협의체에서 곧바로 증세 문제를 다루는 데 부정적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어차피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주가 될 하반기 국회에서 증세 논의는 피할 수 없고, 특히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다른 두 야당이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한다면 또다시 한국당만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로선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한국당의 공식 입장은 '불참'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이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는 협치 정신으로 기본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며 여야정 협의체 참여의 전제조건을 밝혔다.
그는 "그런 자세 전환 없이 여야정 협의체에서 증세 논의를 하는 건 자신들의 의사만 관철하기 위해 판을 벌이고 '야당은 그저 따라오라'는 얘기밖에 더 되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증세는 해당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먼저 논의하고, 상임위 차원에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 여야정 협의체 차원의 논의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절차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지도부 내부적으로는 여야정 협의체 참여를 두고 저울질에 들어간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휴가에서 돌아오는 내달 2일께 한국당이 관련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당이 여야정 협의체 논의 참여를 고민하는 데는 다른 두 여당의 움직임과도 연계돼 있다.
국민의당은 증세 자체에 대해선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논의와 관련해서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증세 및 각종 입법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당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바른정당은 미래세대 편에 서서 '바른증세·바른감세' 논의에는 적극 임할 것"이라고 밝혀, 기본적으로 증세 논의에 열린 자세를 취했다.
앞선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국면에서 다른 두 당의 기조 변화로 협상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나 홀로 거부' 기조를 견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이 참여하는 문제도 또 하나의 주요 쟁점이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여야정 협의체에 정의당까지 참여시키려 하는 것은 여권에 유리한 협상 판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원내지도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의당은 6석에 불과한 비교섭단체인데 이를 여야정 협의체에 끌어들이려는 건 민주당의 '숫자 늘리기' 전략에 불과하다"면서 반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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