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건군 90주년 영화' 개봉일 中박스오피스 1위…당국개입 의혹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영화 '건국대업'(建軍大業)이 개봉 첫날부터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자 중국 당국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8일 중국 영화 전문 사이트 마오옌(猫眼) 등에 따르면 건국대업은 개봉 첫날인 지난 27일 전체 박스오피스의 26.7%를 차지해 1위에 올랐으며, 3천500만 위안(약 58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건국대업은 국민당의 숙청에 맞서 중국 공산당이 무력항쟁을 일으킨 난창(南昌) 봉기(1927년 8월1일)를 줄거리로 하는 정치 선전물이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크지 않은 혁명 선전물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자 영화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건국대업의 상영관 수와 표 구매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 당국은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맞는 건군 90주년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1인 체제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건국대업의 흥행 역시 이런 배경 아래 당과 정부 기관의 단체 관람과 상영관 강제 배당 등이 어우려저 만들어 낸 기현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영화 프로모션 기관들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당국의 압력이나 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프로모션 업체는 자사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건국대업을 박스오피스 1위로 올리기 위한 당국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은 루머"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대해서 당국의 어떠한 요구도 받지 않았다"면서 "시장 수요에 따라서 업무를 처리할 뿐이다"고 당국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중국 영화 평론가 스원쉐도 "예전 정치 선전물과 비교하면 건국대업은 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29세일 정도로 젊고, 여러 흥행 요소를 갖췄다"면서 "이는 감독이 왜 젊은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이런 캐스팅은 젊은층에 역사적인 사건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9년에도 건국 60주년을 맞아 제작한 '건국대업'(建國大業)이 정부 기관 등의 동원 상영에 힘 입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 영화는 3억3천만 위안(약 546억6천700만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2009년 박스오피스 전체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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