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독재 무가베 부인 "후계자 정하라"…잠룡 인내 다했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짐바브웨를 장기 통치하는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가 27일(현지시간) 남편에게 후계자를 지명하라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레이스는 이날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파벌 중 하나인 '여성리그' 모임에서 "대통령이여,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당신의 선택이 누구인지 우리에게 말해달라"고 말했다.
그레이스는 "만약 당신이 우리에게 지지할 말을 말해주면 우리는 공개적으로 그 말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왜 우리의 말을 숨겨야 하느냐?"고 물었다.
무가베 대통령은 그동안 누가 자신의 후계자가 되기를 바라는지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레이스도 무가베 대통령을 이을 잠재적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레이스는 과거 남편의 후계자가 될 야심을 품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어떤 정치적 직책이라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지자들에게는 "이미 내가 대통령"이라면서 남편과 함께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령으로 점점 더 쇠약해지고 있는 무가베 대통령은 부인에게 많이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레이스는 2014년 남편의 유력한 라이벌이었던 조이스 무주루 전 부통령을 대통령 암살 연루 혐의로 해임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 식민통치에서 독립한 이래 지금까지 장기 집권하고 있는 무가베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2018년 대선 후보로 이미 확정된 상태다. 2018년 대선에서 다시 당선될 경우 그의 임기는 99세에 끝난다.
짐바브웨의 대통령 후계 경쟁은 에머슨 음난가그와 부통령과 그레이스의 지지를 받는 젊은 정치인 그룹 '제너레이션 40'간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내다봤다.
무가베 대통령의 타이피스트였다가 둘째 부인이 된 그레이스는 2년 전까지는 정치와 거리를 뒀다.
주로 외국에서 호화쇼핑을 했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2007년 미국 대사관도 보고서에서 "그레이스의 주된 관심은 쇼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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