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HNA그룹 최대주주 페이퍼컴퍼니?…WSJ "활동없는 급조 단체"
세제혜택·M&A 접근성 포석인 듯…HNA '스카라무치 헤지펀드' 인수 추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중국 대기업 하이항(海航·HNA)그룹의 지배구조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비판을 받는 HNA그룹이 전격 공개한 주주명단을 보면,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천펑(陳峰)과 왕젠(王健)의 보유지분은 각각 14.98%다.
그동안 '의문의 사업가'로 불리던 최대주주 관쥔(貫君)이 최근 자신의 지분 29.5%를 비영리 자선 재단인 하이난츠항공익기금회(HCCF·츠항기금회)에 양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츠항기금회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주에 등록된 사단법인이다.
맨해튼 미드타운의 빌딩에 재단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아직 운영조차 시작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주요 업무 범위도 정해지지 않았고, 30%에 육박하는 HNA 지분도 아직 이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실체가 모호하고 실제로 활동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사무실만 갖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라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츠항기금회 존재는 중국 대기업들이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서구식 기준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자선단체를 통해 세제 혜택을 누리고 인수·합병(M&A)업계 접근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HNA그룹은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스카이브리지 캐피털'(SkyBridge Capital)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브리지 캐피털은 최근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설립한 헤지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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