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라무치 "비서실장이 유출자"…美백악관 '권력투쟁' 점입가경
백악관 입성 엿새만에 실세 급부상한 공보국장, 비서실장에 '직격탄'
"나와 비서실장은 '카인과 아벨'…외교기밀 유출 150년전이면 교수형"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러시아 스캔들'이 강타한 미국 백악관 내 '권력투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특급 소방수로 지난 21일 전격 기용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공보국장이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 헤지펀드로 일했던 공화당 주요 기부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그는 26일 밤 트위터에 "내 재산명세가 유출된 중대범죄를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에 연락하겠다. '오물'은 라인스 프리버스"라며 비서실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정보윤리청(OGE) 자료를 인용해 자신의 재산명세를 보도하자 이러한 트윗을 날린 것이다. 그리고 프리버스 실장을 사실상 유출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듯한 언급까지 남겼다.
하지만 그는 논란이 일자 이 트윗을 삭제하고 CNN에 "FBI에 비서실장의 수사를 요구하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다음날 CNN으로 전화를 걸어 30분간 인터뷰를 했다.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이 인터뷰에서 한 발 더 나갔다.
그는 "내가 트윗을 쓰고 라인스의 이름을 올렸을 때, (유출자가) 그라는 추정을 하게 했다. 이는 언론인들이 유출자가 누구인지 알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유출자가 아니라고 설명하고자 한다면 라인스에게 그렇게 하도록 하라. 나는 정직한 사람이며 사안의 핵심으로 직접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명확한 어조로 자신의 재산명세와 관련한 유출자가 프리버스 비서실장이라고 지목한 것이다.
특히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 기밀 유출자들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대통령과 나는 모든 이에게 말하고 싶다. 백악관 내 유출자가 누구인지, 유출한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 매우 매우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자신과 프리버스 실장의 관계를 구약성서 창세기 편의 '카인과 아벨'에 비유했다.
그는 "비서실장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다툼과 이견들이 있다. 내가 우리가 형제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을 때, 그것은 우리가 서로 거칠다는 의미였다. 어떤 형제들은 카인과 아벨과 같다. 서로 싸우고 잘 지내는 형제들도 있다. 이 관계가 회복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것은 대통령에게 달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세기 편에서 형 카인은 아벨을 죽였으며 자신의 살인을 부인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 외교 관련 유출에 대해서 "그런 것들은 150년 전이라면 매우 반역적인 종류의 유출이었으며 그런 유출을 한 이들은 실제 교수형을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엿새 전 취임한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대선 당시 선거기금 모금에 관여했고 당선 후 정권 인수위에서 경제자문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하마평이 도는 등 정권 초부터 요직 등용설이 있었다.
그의 백악관 입성을 둘러싸고는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또 다른 실세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강력히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위기 속에 특급소방수 자격으로 공보국장을 꿰찼으며 는 비서실장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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