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뒤 니퍼트와 포옹' 양의지 "119개 던진 니퍼트 고맙다"
부상 복귀 후 첫 홈런…"예상보다 빨리 나와 다행"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30)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6)와 진하게 포옹했다.
'승리'를 합작한 배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양의지는 27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 방문경기, 7회말 2사 후 니퍼트가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 진한 포옹을 했다.
니퍼트의 투구 수는 119개였다.
경기 뒤 만난 양의지는 "니퍼트가 불펜 투수들을 생각해 최대한 오래 버티려고 한 것 같다.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껴안았다"고 말했다.
니퍼트도 양의지가 고마웠다. 양의지는 2-1로 앞선 7회초 2사 2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kt 좌완 심재민의 초구 시속 142㎞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힘겹게 버틴 니퍼트에게 힘을 준 한 방이었다.
두산은 니퍼트의 호투와 양의지의 투런포를 앞세워 5-3으로 이겼다.
이날 6⅔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한 니퍼트는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대 통산 최다인 91승(41패)째를 거뒀다.
양의지는 "니퍼트가 호투해서 승리한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하지만 홈런에는 의미를 뒀다.
양의지는 지난달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상대 선발 박세웅의 공에 맞아 오른 새끼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6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양의지는 7월 25일 1군으로 복귀했다.
25일 kt전과 26일 kt전에서는 한 차례씩 타석에 서 범타로 물러났다.
복귀 후 세 번째 타석이었던 27일 7회초에는 승부를 결정짓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양의지는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서 더 적극적으로 타격했다"며 "과감하게 승부한 게 통했다"고 했다.
이어 "타격감이 잘 올라오지 않아서 걱정했다. 언제 안타를 칠까 걱정했다"며 "그런데 예상보다 빨리 홈런이 나왔다"고 안도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교체 출전한 양의지는 이제 선발 출전을 준비한다.
김태형 감독은 "주말 경기부터는 양의지가 선발 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마침 주말 3연전(28∼30일) 상대는 선두 KIA 타이거즈다.
7연승의 상승세를 탄 3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KIA와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양의지는 "KIA 타선이 워낙 좋아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면서도 "손가락 통증도 사라졌으니 KIA와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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