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성지 보안장치 철거 후 이-팔 재충돌…37명 부상(종합)

입력 2017-07-28 02:06
예루살렘 성지 보안장치 철거 후 이-팔 재충돌…37명 부상(종합)

네타냐후 총리 "정착촌 일가족 살해한 팔'인 처형해야"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 당국이 예루살렘 성지 템플마운트 입구에 설치된 보안장치를 모두 제거하고 나서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또 다시 충돌해 수십명이 부상했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의 템플마운트 단지로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쇄도한 이후 이스라엘 군인과 충돌이 빚어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팔레스타인 무리 해산을 시도했고 팔레스타인인들은 돌을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37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전했다. 일부는 구타를 당하거나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 당국이 예루살렘 템플마운트 입구에 남아 있던 모든 보안장치를 철거한 후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이 한꺼번에 템플마운트 내 알아크사 모스크로 향하면서 일어났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 충돌이 템플마운트 입구 주변에서 돌을 던지는 시위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한 반면 적신월사는 이스라엘군이 출입문 가운데 하나를 폐쇄하면서 갈등이 생겼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당국은 이-팔 간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금속탐지기를 지난 25일 철거한 데 이어 이날 철제 차단벽과 공사를 위한 임시 가설물, 철책 등 모든 보안장치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또 첨단 감시용 보안카메라 설치를 위한 기반 시설물들도 해체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그러자 팔레스타인인들은 동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 주변 거리로 나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예루살렘 무프티(이슬람 성직자)와 무슬림 지도자들도 템플마운트가 지난 14일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이날부터 알아크사 모스크에 가서 예배해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 2주간 이어진 이-팔 간 갈등과 충돌은 이스라엘이 템플마운트 입구에 금속탐지기 등을 설치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24일 요르단 수도 암만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도 총격이 발생해 팔레스타인 태생 요르단 국적자 등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14일 이곳에서 이스라엘 경찰관 2명이 아랍계 남성 3명의 총기 공격으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금속탐지기를 처음 설치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과 이슬람 성직자들은 이스라엘이 템플마운트 주변의 새로운 보안 조치를 통해 이 일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의심하며 반발해 왔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주 서안 지역 유대인 정착촌 가정집에 침입해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팔레스타인인에게 사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 팔레스타인인은 이웃에 사는 이스라엘 군인의 총격을 받고 부상한 채로 체포됐다.

이스라엘은 사형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62년 나치 홀로코스트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이 유일하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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